모닝, 스파크, 트위지/사진=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지난달 국내 경차 판매가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차가 국내 비좁은 땅과 도로에서 효율적이고 비용 면에서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은 차종인 만큼, 업계와 정부가 시장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국산 완성차 업체가 판매한 경차는 총 8627대로 지난 2009년 1월 8172대 이후 9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월간 경차 판매가 1만대를 밑돈 것은 작년 10월(9536대)과 올해 2월(9406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현재 국내 경차 시장에서는 기아차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GM) 스파크, 르노삼성 트위지 등 총 4개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모닝이 경차로 편입된 2008년에만 해도 월평균 경차 판매는 1만1000여대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1만7000여대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월평균 판매량은 1만대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국내 경차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9만2589대를 기록했다.
한때 20만대에 육박했던 연간 판매량은 올해 12만대 수준에 그치면서 2014년(18만6702대)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달 경차 판매가 특히 부진했던 것은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수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작년에도 추석 연휴가 있었던 10월 경차 판매량(9536대)이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올해 7월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에서 경차가 제외된 것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상위 차급 모델들이 개소세 감면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이들 모델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더욱 근본적인 이유로는 경차 자체의 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최근 들어 공간 활용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들이 다양하게 출시되며 경차의 매력이 상당 부분 반감되고 수요가 대거 이동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업계의 경차 홀대도 시장 축소에 한몫했다.

경차 구매 혜택은 지난 10여년간 거의 바뀌지 않은 반면 친환경차 위주의 세제 혜택이 중점적으로 펼쳐지면서 경차의 강점이 희석됐다. 자동차업체들 역시 수익성이 낮다는 점 때문에 신차 개발이나 품질 개선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 판매 감소는 시장 전체의 변화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라는 큰 틀에서도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며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구매층의 수요를 충족하고 판매되는 모델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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