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김도훈 조복남 공동대표

매일 직접 떡메 쳐 쫄깃함 유지
딸기바나나설기 등 퓨전떡 인기

백화점 식품관서 러브콜 잇따라
지난달엔 米스코리아 뽑히기도

김도훈(왼쪽)·정재헌 공동대표가 퓨전 떡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정 대표가 떡메를 치는 모습.

예쁜 카페와 맛집이 곳곳에 숨어 있는 서울 홍대 앞 연남동. 한 골목에서 ‘퍽~ 퍽퍽’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떡집 ‘조복남’의 작은 앞마당에서 정재헌 공동대표가 떡메를 치는 소리다. 떡은 통째로 쟁반으로 옮겨져 식히는 과정이 시작된다. 김도훈 공동대표는 떡이 식기 전 한 점 먹어볼 것을 권했다. 아무런 고물을 묻히지 않은 인절미에 국산 참깨를 저온 로스팅해 짜낸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려 입에 넣었다. 고소한 향과 쫄깃한 질감을 느끼며 떡집 두 청년에게 조복남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떡집을 차리게 된 사연을 들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영상을 보여주고 상품 판매까지 이어가는 비디오커머스 분야에서 일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싶었다. 정 대표는 고깃집을 운영했다. 하지만 주방 요리사와 홀 서빙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새로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부산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두 사람은 고충을 얘기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직원 고용 스트레스가 없는’ 창업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김 대표는 디저트 시장에 주목했다. 빵집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그는 떡을 파고 들었다. “기존 떡으로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디저트로 먹기에는 좀 과하고 식사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대표는 디저트 떡과 식사 대용 떡을 구분해 특징을 극대화하면 양쪽 소비자를 다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옛 문헌을 찾아보고 각종 레시피북도 뒤졌다. 서울 망원동에 있는 경기떡집은 두 사람의 떡 기술 토대가 됐다. 경기떡집은 1958년 흥인제분소에서 출발한 떡집이다. 평소 친분이 있던 경기떡집과 디저트 떡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면서 기본기를 배웠다. 그러면서 떡 제조와 관련한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 번째는 ‘기본에 충실하자’다. 떡을 다양하게 변형하기 위해선 기본 떡을 제대로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두 사람이 매일 떡메를 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떡메를 치면 찰기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다. 조복남은 경기미와 이천쌀만 쓴다. 정 대표는 “찹쌀이 물을 얼마나 머금을 수 있느냐에 따라 떡의 질감과 맛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는다’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떡은 쌀을 찌는 것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쌀을 튀기거나 구워서 떡을 만들 수도 있고 꼭 쌀이 아니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조복남의 퓨전 떡은 이런 고정관념의 파괴에서 나왔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소보로 인절미 시리즈다. 인절미에 콩고물을 묻히는 대신 요즘 인기 있는 옥수수 소보로, 치즈 소보로 등을 버무렸다. 백설기에는 과일과 초콜릿을 곁들였다. 딸기바나나설기는 딸기를 넣어 찐 설기에 바나나를 올렸다. 가게 이름에 ‘떡’을 뺀 조복남이란 상호도 같은 원칙에서 나왔다. 조복남은 정 대표의 할머니 이름이다.
조복남은 올 3월 가게를 연 직후부터 ‘연남동에서 떡메를 직접 치는 곳’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부터 판매가 크게 늘었다. 김 대표는 “7월 한 달 동안 2t의 쌀을 썼다”고 말했다.

이후 백화점들이 조복남 모시기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현대아울렛,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자고 제안했다. 10월 초까지 매주 행사가 잡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쌀과 쌀로 만든 가공품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해 쌀의 가치를 높이는 청년 창업인’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미(米)스코리아’에도 뽑혔다.

두 청년은 지금 발효 떡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발효 떡의 유통기한은 일반 떡의 1~2일보다 긴 3~5일”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온라인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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