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우리는 중립 금리로부터 한참 멀리 있는 듯(we're 'a long way' from neutral on interest rates)하다.”

뉴욕 증시 폭락이 지난 3일 이런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뉴욕 증시가 11일(현지시간) 또 폭락했습니다.

개장 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은 전월대비 0.1% 상승에 그치면서 채권 금리는 내림세로 돌아섰습니다. 다우 지수는 장 초반 상승세로 반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자 하락세는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다우는 한 때 699포인트까지 폭락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545.91포인트(2.13%) 급락한 25,052.83에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6%, 나스닥 지수는 1.25% 하락했습니다.

뉴욕 증시 하락세가 본격화한 건 지난 3일 파월 의장의 발언이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달 말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완화적'이라는 문구를 없앨 때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갑론을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금리가 중립 금리로부터 한참 멀리 있는 듯하다"고 말한 뒤 금리를 생각보다 더 올리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습니다.

이후 지난 4일부터 6거래일간 주가는 계속 내렸습니다. 다우는 그새 6.61% 떨어졌고 나스닥은 8.6%나 폭락했습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 시가총액은 32조달러를 웃도는 데 약 2조5000억달러가 날아간 겁니다. 물론 세계 증시를 감안하면 더 크겠지요.

월가의 자산운용 전문가는 "파월의 3일 발언은 Fed 의장들이 임기 초반에 겪는 실수로 남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Fed 의장들은 임기 초반 시장과 소통하다가 실수를 한 적이 많습니다.

벤 버냉키 전 의장은 2013년 5월 ""(노동 시장의) 개선을 계속 보게되고 개선이 지속될 것이란 확신이 서면 앞으로 몇 차례 회의에서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발언은 테이터 텐트럼(긴축 발작)을 낳았습니다.

재닛 옐런도 2014년 3월 임명 뒤 첫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양적완화 종료 6개월 후“라고 명확히 밝혔다가 실수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후 옐런은 모호한 발언으로 일관했지요.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은 오늘 CNBC 방송에서 “뉴욕 증시 하락의 이유중 하나가 금리라는 건 명확하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우처럼 빈틈없었다(Crazy Like A Fox)"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전날 Fed에 대해 "미쳤다"고 하고, 이날은 "웃기다"고 비난을 계속했죠. 자신의 책임을 비켜가면서 파월에 대해 제대로 비판했다는 뜻입니다.

건들락은 "문제는 Fed가 너무 오랫동안 비둘기파로 행동하고 금리를 매우 낮게 유지해오다가, 이제 통화 정책을 정상 속도로 되돌리려고 서두르는 것이다. 지난달 말 Fed가 FOMC 성명에서 '완화적'이란 말을 삭제했을 때 정말 이상했다.

만약 중립 금리가 현재보다 멀리 떨어져있다고 한다면 당신은 지금 완화적이란 뜻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문구를 없앴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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