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4주년 - 혁신성장 성공의 조건

소득주도성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투자 늘릴 획기적 대책 필요
규제·노동개혁 반드시 이뤄내야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의 ‘경제 멘토’ 역할을 했던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경제정책은 실용주의와 실사구시에 입각해야지 이념적 원리주의로는 안 된다”며 “진보 정부의 경제정책도 시장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창간 54주년을 맞아 11일 한 특별인터뷰에서다. 박 전 총재는 지난 대선 때 문 후보의 싱크탱크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

박 전 총재는 “우리 경제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로운 성장엔진은 내수 확대, 양극화 해소, 투자 증대를 통한 공급 능력 확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내세우는 소득주도성장만으로는 부족하며 기업 투자를 늘리고 생산성을 혁신하는 공급 쪽의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 투자를 유인하는 규제개혁, 노동유연성 확대를 통한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소수 기득권 노동조합에 너무 끌려가는 것 같다”며 “노조와의 관계에서 좀 더 개혁적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에 대해선 “기업 투자 유발에 초점을 맞춰야 효과가 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은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올려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 전 총재는 “미국 금리가 내년쯤 연 3%까지 오를 텐데 인상을 미루고 있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올리는 데 따르는 부작용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고통이 따르더라도 이제는 올리기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 인터뷰 전문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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