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최고점에 투자했을 경우
지수 7500 추락 땐 '손실 구간'
"추가 25% 하락은 쉽지 않아"

홍콩H지수가 11일 1년5개월 만에 장중 100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올해 홍콩H지수가 최고점을 찍었을 때 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25~30% 정도 추가 하락하면 녹인 배리어(손실 가능 구간)에 접어들게 된다.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홍콩 증시의 변동성이 워낙 커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홍콩H지수는 장중 한때 462.52포인트(4.44%) 떨어진 9979.48까지 내려갔다. 홍콩H지수가 장중 기준 10,0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7년 5월9일(9960.24) 후 처음이다. 이날 홍콩H지수가 급락한 것은 전날 미국 증시가 조정받은 영향으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샤오미가 장중 10% 가까이 빠진 것을 포함해 텐센트홀딩스 등 정보기술(IT)주와 게임주 등의 조정폭이 컸다. 홍콩H지수는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올 들어 세계에서 가장 ‘성적’이 좋지 않은 편에 속한다. 미국발(發) 글로벌 증시 조정이 있던 지난 1월 말 대비 이날 최저점의 하락률은 26.41%에 달한다.

홍콩H지수 등락률에 따라 손익률이 결정되는 ELS 발행 규모는 올 상반기 사상 최대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ELS는 상반기에 전년 동기(약 35조6000억원)보다 35.1% 증가한 48조100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마감지수 기준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1월26일(13723.96) 발행된 배리어 55%짜리 ELS는 홍콩H지수가 7548 밑으로 내려오면 손실 가능 상품으로 바뀌게 된다. 통상 만기 때 발행 당시 지수의 70~80%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손실이 확정된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홍콩 증시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25% 이상 하락한 지수가 추가로 25% 넘게 조정받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2015~2016년 홍콩 증시 급락에 따른 대규모 녹인 사태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5월26일 14,801.94를 찍었던 홍콩H지수는 이후 홍콩달러 약세로 인한 자본 유출로 1년 가까이 계속 하락했다. 2016년 2월11일 이보다 49.29% 낮은 7505.37까지 떨어진 뒤에야 반등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