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국정감사…해외문화홍보원 "외교부 서면경고만" 설명에 한 목소리 질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1일 국정감사에서는 해외문화홍보원이 전 세계 32곳에서 운영하는 재외 한국문화원의 부실 관리에 대한 질타가 종일 이어졌다.

한국 문화를 알리는 임무를 띤 한국문화원장 상당수가 외국에서 전문성 부족과 현지 직원에 대한 갑질 등으로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는데도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장의 부적절한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해외문화홍보원 실태 조사 결과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장이 현지 직원들에게 한국말 사용을 강요하고, 골프나 자녀 등하교 등 사적인 목적으로 관용차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문화를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는가 하면 작년 9월 '무슬림들이 K팝만 보면 환장한다'고 부적절한 발언을 해 현지인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이런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장이 현재도 아무 일 없다는 듯 근무하고 있지 않느냐"며 엄중한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김태훈 해외문화홍보원장이 "지난 2월 감사 의견을 첨부해 인사징계권을 가진 외교부에 징계를 요구했는데, 외교부가 서면 경고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해명하자 다른 의원들도 공분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당장 의논해서 문제를 시정하고 치유하라. 이게 말이 되는가"라며 "한국문화원을 완전히 사각지대로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5년간 임명된 70명의 한국문화원장을 전수조사해보니 공무원 출신이 64명, 민간인이 6명이었다"며 "민간 전문가를 모시는 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 역시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장은 직무를 관두고 골프나 치면서 쉬라고 하라. 하루라도 빨리 조치하라"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웅덩이를 다 흐린다.

나라의 좋은 이미지를 쌓는 건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문화원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싸이가, 방탄소년단이 정부 지원으로 떴나"라며 "정부가 문화 확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현지에서 전문성 있고 네트워크 우수한 분을 원장으로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주 의원도 "과거 전문성이나 소양이 부족한 분들이 정치적 입김에 의해 원장으로 선발되기도 했다"며 "역할을 못 하는 분은 빨리 바꿔주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선발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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