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에서 외국인 주식 소유 제한 규정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뒤 처음으로 독일 BMW가 중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합작사 지분 확대에 나섰습니다.

BMW는 중국 파트너인 브릴리언스 차이나 오토모티브 홀딩스(BCAH)와 운영해온 합작사 지분율을 현재의 50%에서 75%로 높이기로 합의했다고 11일 발표했습니다. BMW는 이를 위해 36억유로(약 47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지분 확대는 2022년까지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 자동차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자동차 업체의 현지 합작사 지분을 최대 50%로 제한해왔는데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4월10일 보아오포럼 개막 연설에서 시장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하자 2022년까지 자동차 분야에서 외국인 주식 소유 제한을 없애겠다는 후속 조치를 내놨습니다.

우선 올해 안에 특수 목적 차량과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외자 지분 제한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이어 2020년까지 상용차, 2022년까지 승용차 분야의 외자 한도를 폐지할 계획입니다.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5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자동차 산업의 모든 제한을 없애겠다”고 했지요.
하랄트 크뤼거 BMW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BMW의 최대 시장일 뿐 아니라 중요한 제3국 수출 거점”이라고 지분 확대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BMW는 2020년까지 합작사를 통해 100% 전기자동차를 중국에서 처음 생산할 예정입니다. 또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현지 판매와 함께 중국 바깥으로도 수출할 방침입니다. 전문가들은 BMW의 중국 현지 합작사 지분 확대가 미·중 통상전쟁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BMW의 합작사 지분 확대는 브릴리언스 주식에는 악재로 작용했는데요. 홍콩증시에 상장된 브릴리언스 주식은 올 들어 이미 49%가량 하락했습니다. 합작사 지분이 줄어드는 데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브릴리언스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합작사에서 발생했기 때문이지요.

BMW가 지분 확대에 나서면서 중국 현지에 합작사를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베이징차와 50 대 50의 비율로 베이징현대차를 세웠고, 기아차는 둥펑차, 위에다차와 50 대 25 대 25의 비율로 둥펑위에다기아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현대·기아차가 중국 내 판매 상황을 지켜본 뒤 합작사 지분을 늘릴 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겨냥한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지난해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급감했는데요.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판매량은 47만8014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정도 늘었지만 사드 여파가 있기 전인 2016년에 비해선 29%나 줄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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