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따고 오면 끝날 줄 알았는데, 와서도 점점 더 불씨가 일어나는 게, 제가 보기에는 KBO 정운찬 총재도 사과를 했는데, 선동열 감독께서는 사과를 하지 않았어요.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사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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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첫날 취재 경쟁이 가장 뜨거웠건 곳은 단연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증인으로 채택된 문화체육관광위 국감장.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선수 선발 과정에 청탁이 있지 않았냐"고 추궁했지만 선동열 감독은 "소신에 따른 현장의 결정이었다"고 맞섰다.

손 의원은 특혜 선발에 대한 별다른 근거 제시없이 무조건 사과하라고만 다그치다가 "사과는 당신이 하세요. 그 정도 수준으로 국감 나온 걸 사과하시죠 (hero****)"라는 비난에 맞닥뜨렸다.

경찰야구단과 상무에서 대체복무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국가대표에 승선,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를 받게 된 오지환(LG 트윈스)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특정 후배를 돕고 싶어서 공정하지는 않지만 이 후배들이 나름대로 우승하는데 도움도 되겠다 싶어서 공정하지 못한 결정을 내린 거 아닙니까? 그 정도 사과 못하시겠습니까?"

손 의원에 이같은 추궁에 선 감독은 "운동만 해서 행정은 몰랐다"며 "앞으로 선수 선발 과정에서 국민에게 좀 더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 질의에 답하는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손 의원은 "사과하시든지, 사퇴하시든지 하라"면서 "선 감독 때문에 프로야구 관객이 20%나 줄었다"고 몰아세웠고, 선 감독 역시 "(오지환을) 소신껏 뽑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손 의원은 또 "선 감독이 이렇게 끝까지 버티고 우기면 2020년까지 야구대표팀 감독을 하기 힘들다"며 "장관이나 차관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신 있게 선수를 뽑은 덕분에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고 하지 마라"며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과하든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국내 야구팬의 감소를 선 감독 탓으로 돌리면서 우승을 위해 땀 흘린 선수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이 발언은 야구에 대한 몰이해를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이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름을 가린 A와 B 두 선수의 2017시즌 성적을 보여주며 감독이라면 누구를 뽑을 것인지 질문을 했다.

선 감독이 “기록은 B 선수가 좋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A가 오지환이고, B가 김선빈이다. 선 감독은 오지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해 최근 3개월 성적으로 선수를 선발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성적이 올 시즌이 아닌 지난해 성적이었다는 점이다. 2018년 8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2017년도 성적을 잣대로 질문을 던진 것이다.

부끄러움은 국민들의 몫이었다.

현역 국가대표 감독의 사상 첫 증인 출석으로 관심을 모았던 국감은 의원들이 이렇다 할 증거 제시나 검증은 못 하고 의혹만 제기한 채 끝나 알맹이 없는 면박 주기용 국감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네티즌들은 "히딩크도 국감 세워라. 당시 유명하지도 않고 검증도 안된 박지성을 무슨 근거로 2002 대표로 뽑았나. 선수 선발은 전적으로 감독 권한인 것 모르고 국감에 나선 것이냐. 사과를 요구하려면 근거를 제시했어야지", "듣다보니 너무 준비없이 큰소리만 치더라. 답답", "수준 이하 국감", "적폐를 너무 막 가져다 붙이니까 정말 해결해야 할 적폐가 싸잡아서 별게 아닌게 된다", "사퇴 요구만 하다 오지환 건이 묻혀 버렸다. 누가 선동열 사퇴시키랬나 오지환 뽑은거 밝혀내라 했지"라고 혹평했다.

국감 이후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선 감독을 선의의 피해자라고 본 제가 바보였다"면서 "다시 간다. KBO, 그리고 KBSA, 야구적폐부터 제대로 밝혀 보겠다. 야구팬 여러분들의 성원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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