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공공성, 유지 vs 붕괴 팽팽

이동이 필요한 사람을 태워주고 요금을 받도록 규정한 국내법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다. 1961년 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시작해 1998년 현재 명칭으로 바뀌었다. 해당 법령은 크게 여객운송사업, 자동차대여사업, 여객자동차운송가맹사업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다.

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돈을 받고 사람을 이동시킬 수 있는 운송사업은 시내버스, 마을버스, 시외버스, 전세버스, 정부기관 및 일반기업의 통근버스, 학생을 태우는 통학버스, 장례에 사용하는 특수버스, 일반 법인택시, 개인택시 등이다. 이들은 모두 법적으로 사업허가와 면허를 딴 후 요금을 받는 이동서비스 사업이다. 자동차를 빌려주는 대여사업(렌탈)도 사업면허를 취득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받고 자동차를 빌려줄 수 있다.


여객차운수법은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의 편익을 위해 법제화했다. 이를 위해 사업자의 자격 조건을 규정했고, 제대로 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면허' 제도를 명문화했다. '누구나'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법적 조건을 충족한 사업자 또는 개인'이 서비스에 나서야 안전과 편익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다. 결국 국민들의 이동성은 국가가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공공의 영역이라는 의미이고,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돈을 받고 이동시키는 걸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동차 대여사업자에게 돈을 내고 빌린 후 이 차에 다시 돈 받고 사람을 태우는 행위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최근 여객운수법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마디로 자격과 면허 등을 따지지 말고 '누구나' 이동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차원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를 포함한 이동수단을 보유했으므로 국민 전체가 이동서비스 사업자가 되고, 국민 전체가 이용자가 되자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와 이용자를 연결, 이동비용의 수수료를 수익으로 삼겠다는 것이 앱 기반 승차공유기업의 목적이다. 한 마디로 여객운수법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동서비스를 공공에서 완전자율의 민간영역으로 바꾸자는 뜻이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국민'을 태우기 위해 '운전 가능한 모든 국민'이 자동차로 도로에 나서고, 자동차가 없어도 렌탈사업자에게 빌려 유상운송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기 마련이다. 실제 런던, 뉴욕 등이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자면 동시에 대중교통의 면허제도 또한 없애야 한다. 이 경우 택시사업자 또한 차를 빌려주고, 개인택시 운행제한도 배제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지금은 화물만 싣는 택배도 방향이 맞으면 사람이 탈 수 있고, 반대로 자가용에 소형 화물을 실어 퀵서비스를 할 수도 있다. 시내버스는 통근 및 전세버스로 대체할 수 있고, 반대로 전세버스가 시내버스로 바뀔 수도 있다. 물론 극단적인 확대해석일 수 있지만 이동수요의 증가가 없는 상황에선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에 등록한 승용 및 상용차 2,300만 대가 사람이든 화물이든 무언가를 이동시키는 서비스에 모두 활용하는 형국이다.


이 경우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기 마련이다. 기본적으로 기름 소모량이 늘어 대기오염이 증가하고, 늘 붐비는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이동하지 않는 사람이 차지해야 할 공간을 줄여야 한다. 또 늘어나는 사회적 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할 수 없어 도로 이용에 따른 비용도 오른다. 지금은 고속도로 또는 일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이용료를 받고 있지만 대중교통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바뀌면 운행억제를 위해 시내도로 또한 이용료를 받게 된다. 개개인의 시각에서 볼 때 당장은 승차 공유의 순기능이 많을 것 같지만 국가 전체를 보면 오히려 역기능이 많다.

그렇다면 둘이 공존할 방법은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승차공유 사업자가 면허를 받아 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그러나 IT 기반의 공유기업들은 자신들은 이동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를 연결만 할 뿐 운송사업 면허는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반면 공공성을 가진 택시 등은 승차공유를 허용하면 '누구나' 시대가 되는 만큼 기존 개인택시 부재를 없애고 현재 차고지에 서 있는 법인택시를 '누구나'에게 대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다. 규제를 풀 요량이면 동일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대중교통 면허체계를 허물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공유 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않을 때도 있으니 이용에 따른 불편 및 불만의 화살이 정부로 쏟아질 걸 우려해서다.

사실 대중교통이 붕괴되면 가장 피해를 입는 사람은 교통약자다. 운전을 할 수 없거나, 상대적으로 이동에 필요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다. 그래서 대중교통은 이른바 교통약자를 위한 최후의 보루인 만큼 지켜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다. 국가가 갖춰야 할 최소 안전망이기도 하다.


여러 전문기관이 제시하는 둘의 공존방법은 택시와 자가용 승차공유가 공정한 마당에서 경쟁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러자면 오랜 시간 세금 등을 투입해 구축한 대중교통 활성화가 우선이다. 이후 승차공유를 허용해야 공정한 경쟁관계가 형성된다. 그리고 이 때는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어느 쪽이 살아남든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도록 했으니 누구도 불만을 제기해선 안된다.

현재 이동서비스시장은 대중교통쪽이 불리하다. 따라서 이들이 평평한 운동장에 올라설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이후에 경쟁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그래야 대중교통망의 급격한 붕괴도 막을 수 있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데, 모두가 '패자'가 되는 방법만 고민해선 안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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