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우려하던 일이 터졌습니다. 뉴욕 증시가 지난 2월처럼 다시 폭락했습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831.83포인트, 3.15%나 떨어져 2만5598.74으로 마감됐구요. S&P 500지수는 3.29%, 기술주가 폭락한 나스닥은 무려 4.08%나 급락했습니다.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급락세는 이어져서 다우는 1000포인트, 나스닥은 5% 이상 내리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일부 기술적 분석가들은 이달 초 이런 대폭락을 예고했습니다.

10월은 대폭락이 반복되는 특이한 달이기 때문입니다. 다우존스 지수가 산정되기 시작한 뒤 일일 하락폭이 가장 큰 날 20일을 꼽으면 무려 9일이 10월에 발생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큰 폭인 하루 22.6% 내렸던 블랙먼데이가 바로 1987년 10월19일이구요. 2위도 대공황 때인 1929년 10월28일입니다. 4위는 1929년 10월29일로 사실 이 이틀간의 하락폭을 합치면 블랙먼데이보다 더 큽니다.

다만 오늘 폭락장이 달랐던 건 수요일이란 겁니다. 대부분의 폭락장은 월요일, 금요일에 일어났거든요.

이날 폭락세는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이 이끌었습니다.

재무부는 이날 360억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와 230억달러 상당의 10년물 국채를 입찰에 부쳤는데요.

오후 2시에 입찰 결과가 발표되고 보니 10년물은 연 3.225%란 높은 수준에 발행됐습니다. 특히 응찰률이 2.39배로 1년 평균인 2.52배를 밑돌았습니다.

국채 금리가 최근 단기간에 2%대 후반에서 3.25%까지 치솟은 만큼 수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는데, 결과는 아닌 것으로 드러난겁니다.
채권 금리가 이렇게 올랐는데도, 수요가 모자란다는 사실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때문에 국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200~300포인트 떨어지던 다우가 급격히 하락폭을 키우기 시작한 게 바로 오후 2시 무렵이었습니다.

금리 상승으로 벌써 미국 경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모기지 금리가 5%에 육박하면서 주택 매매건수 증가가 줄고 있으며, 오토론도 무이자 상품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일부에선 지난 2월과 같이 프로그램 매매가 매물을 쏟아냈다는 관측도 내놓습니다. 실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는 이날 20을 돌파했습니다.

이날 공포를 키운 건 채권과 주식 시장이 동시에 하락했다는 겁니다.
통상 금리가 올라 증시가 하락하면 그 돈이 증시에서 빠져 채권 시장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나타납니다. 지난 20년간 S&P 500 지수가 2% 이상 떨어진 달에는 항상 채권 가격은 강세를 보였죠.

그런데 이날은 둘 다 약세였습니다.
투자자들이 금융 시장에서 빠져나와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급락장이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란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아직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이상이 없다는 겁니다.

제임스 매킨토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는 이날 아침자 신문에서 “고공행진을 이어온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알파벳, 넷플릭스 등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2013년 긴축 발작(테이퍼 탠트럼)이 발생했을 때도 증시는 수개월 내에 낙폭을 회복했다”고 적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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