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0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검찰이 신한은행의 채용비리 수사에 착수한 지 꼬박 6개월 만이다. 신한금융 전 계열사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최고경영자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서울동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양철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시작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할 당시(2015년 3월~2017년 3월)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 등을 부정 채용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날 10시13분께 검찰에 출석한 조 회장은 '특혜채용 관여 혐의 인정하나', '임원 자녀나 외부인사 특혜채용 있었나', '구속기소 된 인사부장들과 공모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조 회장은 지난 3일과 6일 두 차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어 8일 검찰이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 중 처음으로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이다. 여기에는 조 회장이 채용비리에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검찰의 판단이 따랐다.

검찰은 채용비리 당시 은행장이던 조 회장이 합격자 발표에 관한 최종 결재권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속 기소된 신한은행 전직 인사부장들과 부정채용을 공모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신한은행의 전 인사팀장 2명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전 인사팀장 2명이 특혜채용한 신입사원은 9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 최고경영진과 관련된 인물, 지방 언론사 주주의 자녀, 전직 고위관료의 조카 등이 포함됐다.

실무자들에 이어 회장이 구속될지도 모르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신한금융지주 전 계열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와 은행 등은 검찰이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후 수차례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영장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지켜보자'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앞서 검찰의 조사를 받았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윤종규·김정태 회장과 달리 함영주 하나은행장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은 불구속 기소됐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고경영자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노조 측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직원들의 우려가 큰 건 사실"이라며 "은행 조직은 잘 짜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당장 큰 사건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최고경영자의 자리가 빈다면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후인 이날 밤이나 늦어도 오는 11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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