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저하·수출 침체
한국차 獨·美·日 대비 수출단가 낮고 임금수준 높아
"내년 車시장 수출 더 어려울 전망"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조립되는 코나 생산라인 모습.

국내 완성차의 경쟁력 지표가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올들어 3분기까지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완성차 생산·수출·내수 성적표를 보면 모조리 뒷걸음질 쳤다. 올 1~9월 자동차 생산은 28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줄었다. 내수와 수출은 113만대, 176만대를 기록해 각각 3.4%, 9.2% 감소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수출 부진이다. 북미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현대·기아차(29,400300 -1.01%)는 경쟁 상대인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업체에 밀리고 있다. 일본차 대비 경쟁력 저하는 곧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이 줄면 완성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부품 업체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 1차 협력사는 그나마 버티지만 2·3차 협력사는 감원이 불가피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 생산 능력은 460만대 규모인데 올해는 400만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도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연구위원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9년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내년에 꺾일 전망"이라며 "수요 둔화로 수출 환경이 좋지 않아 내년까지 수출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 고임금 구조 등은 완성차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완성차 업계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생산량을 거의 늘리지 않았다. 한정된 생산 능력에서 주야 10시간씩 공장을 돌리던 완성차의 노동시간은 8시간으로 단축됐다. 생산 비용은 자꾸만 올라가는데 수익성은 저하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빠져나가기 못하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은 "우리 완성차의 대당 수출단가는 1만4000달러 안팎으로 독일 미국보다 2~3배 낮고 일본차와의 격차도 1만달러 이상 난다"면서 "반면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국내 생산을 늘리지 않고 해외에 공장을 더 지으려고 했던 까닭이다.

한국 자동차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으며 자국 생산 확대를 종용하고 있다. 국내 생산이 줄면 고용 환경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나머지 회사들도 수출 경쟁력은 급격히 악화됐다.

상반기 군산공장 문을 닫은 한국GM은 생산 및 수출 물량이 반토막 났다. 한국GM 노동조합은 경영 정상화 5개월 만에 연구개발법인 설립안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으며 파업카드를 꺼내들었다. 오는 15~1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고, 만일 1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법인분리 안건이 통과될 경우 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수출 물량이 작년보다 15% 줄어든 르노삼성은 현재 파업 중이다. 올 임단협 협상은 노사 양측이 이견 차이를 보이면서 교섭이 결렬됐다. 이날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생산 라인이 4시간 중단됐다. 노조는 11일과 15일 2시간씩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완성차 노조는 지금 파업을 할 때인지 냉정해야 되돌아 봐야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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