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 정숙성 등 강점 한층 강화돼
-진화한 ADAS 기능, 안전성과 효율 동시에 잡아


렉서스가 7세대 ES를 한국시장에 선보였다.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지 반년만이다. 일본보다 먼저 국내 출시일정을 잡을 정도로 회사는 한국시장에 공을 들였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ES가 많이 팔리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새 차는 국내에 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만 들어온다. 한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리딩 브랜드'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수년간 공들여 온 렉서스다. 판매볼륨이 가장 큰 ES를 하이브리드에 집중, 경쟁 브랜드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복안으로 볼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의 부재를 하이브리드만으로 잘 메울 수 있을 지 새 차를 체험했다.

▲디자인&상품성
차체 크기는 구형과 비교해 길이와 너비, 휠베이스의 수치가 모두 늘어났다. 매끈한 실루엣을 강조하는 한편 고급 세단의 덕목인 실내 거주성을 개선하기 위한 선택이다.



7세대 ES의 변화가 가장 극적인 부분은 앞모양이다. 패밀리룩을 상징하는 고유의 '스핀들 그릴'을 한층 키우며 과감학 만들었다. 정교하게 제작한 세로형 그릴 패턴은 렉서스 브랜드 최초로 적용한 디자인 언어다. L자형 주간주행들을 적용한 헤드 램프와 함께 날카롭고 감각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렉서스가 새 차에 채택한 디자인 컨셉트는 '도발적인 우아함'이다. 다소 밋밋했다는 기존 ES에 대한 평가를 뒤집기 위한 시도다.



측면은 최근 자동차 디자인 추세에 발맞춰 매끈한 쿠페형 실루엣을 표현했다. 경쟁사들이 내놓은 스포츠 세단 컨셉트의 차들과 비교해 역동성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심심한 이미지는 많이 벗어냈다.

디자인 변화의 바탕엔 토요타의 신규 플랫폼 GA-K가 있다. 앞바퀴굴림 세단을 위해 새로 개발했다.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동시에 새로 만들다보니 개발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현행 캠리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고급스러움은 단연 ES가 앞선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구조변경에 따른 혜택은 넓어진 공간이다. 뒷좌석 공간은 물론 트렁크 용량도 키웠다. 배터리 위치를 트렁크 아래에서 뒷좌석쪽으로 옮겼다. 신형 ES는 골프백 4개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다.


실내는 편안하고 고급스럽다. 도어트림과 센터콘솔 등을 감싼 가죽의 질감이 만족스럽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 차임에도 주름이 살짝 잡혀 있는 걸 알 수 있다. 덕분에 입체감을 살리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을 유지한다. 렉서스는 이 처럼 특별한 마감 방식을 '비스코텍'이라 부른다.

가장 와닿는 개선점은 시트다. 처음 운전석에 앉으면 생각보다 시트의 길이가 짧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엉덩이가 시트 안쪽까지 깊게 자리잡도록 설계해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시트가 몸에 꼭 맞는 느낌을 주며 한층 편안하다. 시승이 악천후 속에 진행돼 긴장했지만 피로도는 적었다.



실내 공간의 구성은 운전자 시야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높이는 낮아졌지만 전방 시야는 오히려 넓어졌다. 전반적인 레이아웃도 수평으로 구성했다. 널찍한 공간감을 제공하는 한편 운전에 집중하도록 했다. 계기판은 7인치 TFT LCD 모니터로, 시선 이동을 최소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디스플레이는 12.3인치로 널찍하다. 터치 방식을 지원하진 않는다. 렉서스 특유의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를 이용해야 한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4기통 2.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무단변속기(CVT)의 조합이다. 시스템 총 출력은 218마력, 최대토크는 22.5㎏·m다.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17.0㎞다.


ES는 정숙성면에서 구형에서도 이미 인정받았다. 새 차는 더 조용해졌다.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는다면 시속 100㎞ 전후까지 엔진음 때문에 귀가 거슬릴 일이 없을 정도다. 기존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의 경우 엔진소음이 없는 만큼 외부 소음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다. 시승차는 흡음재 적용범위를 넓혀 풍절음과 노면 소음 차단에 공을 들였다. 공기저항계수는 0.26Cd로, 숫자 이상으로 효율은 물론 정숙성 개선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도발적인(?) 디자인과 달리 주행감각은 구형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부드럽고, 편안하며, 조용하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이다. 코너링에서 좌우 롤링이나 제동상황에서 쏠림이 크지 않다. 스티어링 휠도 묵직하다. 편안한 차는 출렁거린다는 선입견을 없애기에 충분한 움직임이다.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이 있다. 에코와 노멀에선 반응이 나긋나긋하다. 가속 페달을 밟아도 역동성보단 편안함을 잃지 않는다.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면 계기판이 붉은색으로 바뀌며 달리기실력을 슬쩍 드러낸다. 엔진음도 커지고 힘도 제법 쏟아낸다. CVT는 부드럽지만 명민하게 엔진힘을 전달한다.


렉서스는 ADAS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LSS+)'란 이름을 붙였다. 긴급제동보조, 차선추적 어시스트, 다이내믹 레이저 크루즈컨트롤, 오토매틱 하이빔 등으로 구성한 첨단 안전품목 패키지다. 주간과 야간에 보행자는 물론 자전거까지 감지, 안전운전을 위해 적극 개입한다.

적응형 크루즈컨트롤은 안전은 물론 연료효율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앞차와의 간격과 상대속도를 읽어 교통흐름에 따른다. 가속과 감속을 부드럽게 하는 만큼 불필요한 연료소모를 최소화한다. 차선유지보조의 경우 차선인식이 어려운 경우 앞차의 경로를 추적해 주행할 정도로 진화했다. 경쟁차 대비 좌우 보타가 잦다고 느껴졌지만 이 역시 렉서스 특유의 고집이란 생각이 든다.

연료효율은 기대 이상이다. 100㎞ 남짓한 시승코스는 막히는 도심과 고속화도로, 구불구불한 시골길 등이었다. 하이브리드는 막히는 길에서 연료효율이 좋아지기도 한다.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전력을 충전하고, 저속구간에서 모터를 적극 사용해서다. 반대로 정속주행 시 연료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크루즈컨트롤을 활용한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신형 ES는 계기판에 ℓ당 20㎞가 넘는 효율을 표시했다. 도로 특성보다 운전습관에 따라 기대 이상의 효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총평
신형 ES는 렉서스의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차다. 세계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정숙성과 승차감을 한층 강화했다. 최근 추세에 맞춰 ADAS 등 첨단 편의·안전품목도 두루 갖췄다. 렉서스는 2000년대 중반 붙여진 '강남 쏘나타'란 별명이 부담스럽다. '젊은 렉서스'를 표방하는 최근의 마케팅 전략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다.


도발적인 디자인, 가솔린차를 제외한 과감한 판단에도 불구하고 ES의 강점은 그대로다. 국내 소비자들이 고급 세단에 기대하는 장점을 충실히 갖췄다. 운전도 부담없고, 하이브리드의 강점인 연료효율은 극대화했다. 상위 트림의 도입을 내년 1월로 늦춘 건 의아하지만 ES가 오랜 시간 가꿔 온 시장을 지키는 건 물론 렉서스가 원하는대로 판매외연을 넓히기에 충분하단 생각이다.


ES300h 럭셔리 플러스의 판매가격은 6,260만 원(개소세 인하 적용)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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