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공석이었던 국민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선임되면서 증권가에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가 화두로 떠올랐다.

1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안효준 전 BNK금융지주 사장은 지난 8일 임명장을 받고 기금운용본부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기금운용 책임자인 안 CIO의 임명으로 스튜어드십 코드의 연착륙을 모색하는 움직임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총 66곳이고, 앞으로 41곳의 참여가 예정돼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기관투자자가 주주의 집사가 돼 기업을 감시하고 견제하게 되는 만큼 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경영 방침을 세울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는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는 등 주주친화책을 대폭 확대될 종목을 '스튜어드십 코드 수혜주'로 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저배당 블랙리스트' 기업 찾아라

전문가들은 연금 지분율이 높지만 배당 성향이 낮았던 회사들을 중심으로 수혜주를 찾고 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기업의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배당정책 등의 주주권을 우선 행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코스피 기업들의 평균 배당수익률(보통주)은 1.86%, 배당성향은 16.02%이다. 이를 크게 하회하는 기업들 중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의 지분율이 높은 업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올해 저배당 중점관리기업으로 남양유업(626,0003,000 -0.48%)과 현대그린푸드(13,350250 1.91%)를 언급한 바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에 합리적인 배당정책 수립을 유도할 예정"이라며 "이 회사들 이외에도 연금 지분율이 높지만 배당성향이 낮았던 ‘저배당 블랙리스트’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너리스크가 컸던 기업도 주목할 만한 투자 대상이다. 불충분한 소유 지분에도 불구하고 경영상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 탓에 오너리스크가 불거졌던 기업들에 대한 감시망이 가동되면서 주가 할인율이 해소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하나금융투자는 최선호주로 두산(130,5003,500 2.76%)을, 차선호주로는 SK(268,0001,500 -0.56%)와 삼성물산(116,500500 -0.43%)을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다우기술(21,400200 0.94%), 세방(12,65050 -0.39%), 현대그린푸드, 삼익악기(1,74515 0.87%), 환인제약(18,400300 1.66%), 디와이파워(13,850550 -3.82%) 등을 제시했다.

◇지배구조 개선 효과 기대되는 지주사

자회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지주회사들도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지주회사들은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위치해 여러 사업 자회사, 관계사 지분을 가진 만큼 투자와 배당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갖는다. 여러 상장 기업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기 때문에 상장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지주회사에서는 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의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과거와 같이 경영성과가 좋지 않은 기업 집단 내 다른 기업을 도와주기가 어렵게 돼 부실 자회사로부터 자원을 회수해 경영성과가 좋은 다른 사업 자회사로 투자재원을 집중할 수 있다"며 "즉, 지배구조 개선으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하게 되면서 지주사의 기업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LS(57,1001,700 -2.89%) 한진칼(20,350600 -2.86%) 코오롱(35,200500 1.44%) LG(64,8000 0.00%) 한화(29,800550 1.88%) CJ(121,0001,000 0.83%)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특히 지주사들은 최근 규제 우려와 주력 자회사의 실적 우려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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