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엔 정유주 유망, 화학주 부진’ 중론인데…

“中서 PP 등 화학제품 가격 급등
화학株 하락세 마무리 단계

정유는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추가 상승 여력 크지 않아”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업계에선 “화학주는 팔고, 정유주를 사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대세 의견’에 반기를 든 보고서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10일 ‘정유 쇼트(매도)·석유화학 롱(매수), 지금부터 유효하다’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화학업황이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LG화학(318,5006,000 -1.85%), 롯데케미칼(266,500500 0.19%), 대한유화(160,5004,500 -2.73%), 금호석유(86,1001,200 1.41%) 등 화학주를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산 시가총액 137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세 번째로 비중이 큰 정유주와 화학주는 최근 희비가 엇갈렸다.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213,5001,500 -0.70%)은 9월 이후 11.9%, 에쓰오일(126,5001,500 -1.17%)은 10.9% 올랐다.

래깅 효과로 지난 3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래깅 효과는 산유국에서 원유를 구매해 국내로 들여오는 1~2개월 동안 유가와 제품가격이 올라 마진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반면 화학주인 LG화학은 같은 기간 8.5% 하락했다. 롯데케미칼(-14.1%), 금호석유(-14.9%), 대한유화(-19.7%)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희철 KT(29,250200 0.69%)B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주는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아 주요 제품 마진이 악화돼 실적 전망이 어둡다”고 설명했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대표적 화학제품 에틸렌의 스프레드(제품 판매가격에서 생산비용을 제외한 금액)는 지난주 t당 421달러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2016년부터 올해 중반까지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700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는 화학주 하락세가 마무리 단계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윤재성 연구원은 “화학주와 관련한 우려는 모두 주가에 반영돼 하락보다 반등 가능성이 높다”며 “정유주는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 이후 중국 선물거래소에서 선상저밀도폴리에틸렌(LLDPE)과 폴리프로필렌(PP), 고순도테레프탈산(PTA) 등의 가격이 급등하며 업황 회복 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화학업황 부진은 실물 수요보다 불확실성에 따른 구매 지연 영향이 크다”며 “재고가 줄어든 화학 제품 수요 업체들이 재고 확충에 나서면서 4분기부터 업황 회복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정유주는 글로벌 주요 생산설비의 가동률 상승, 중국에서의 대규모 파라자일렌(PX)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로 장밋빛 전망을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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