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핀테크 콘퍼런스 2018

"日, 가상화폐거래소 빨랐지만
세율 높아 블록체인 업체들 이탈

참여·공유·개방 새로운 '4세대 금융'
전통 금융사의 자금조달 급속대체

2020년 글로벌 정보전쟁 가능성
디지털특화 새 플랫폼 구축해야

블록체인 기술발전 속도 놀라워
당장 활용 어려워도 연구 나서야"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등이 후원한 ‘한경 핀테크 대상 2018’ 시상식이 1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김기웅 한경 사장(뒷줄 왼쪽 첫 번째),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두 번째),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세 번째)이 수상업체 대표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상자는 앞줄 왼쪽부터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간편결제 부문 최우수상), 이정윤 시소플랫폼 대표(P2P 부문 최우수상), 김우섭 피노텍 대표(대출 부문 최우수상),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보험 서비스 부문 최우수상), 서춘석 신한은행 부행장(서비스 부문 대상), 양제신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자산운용 서비스 부문 최우수상), 뒷줄 맨 오른쪽은 박진우 티모넷 대표(테크 부문 대상).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한국이 가상화폐공개(ICO)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세율 경쟁력부터 확보해야 합니다.”(시노자키 히로노리 일본 CTIA그룹 한국지사장)

1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경 핀테크 콘퍼런스(KFC) 2018’에선 핀테크(금융기술) 혁신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인터넷진흥원, 창업진흥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핀테크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혁신’을 주제로 열렸다. 국내외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중요

일본 가상화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CTIA의 시노자키 지사장은 ‘일본 블록체인의 정책현황 및 도입사례’ 발표에서 세계 ICO 시장의 경쟁 구도와 세율에 대한 분석을 전했다. 시노자키 지사장은 “일본이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제를 시행하면서 가상화폐 패권을 가져가는 듯했으나 정작 ICO를 하려는 사람들은 일본으로 향하지 않았다”며 “일본의 법인세율이 30% 수준이었고 배당소득세 등 세금이 부담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본사를 일본에서 몰타로 옮긴 이유도 결국 세금 문제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많은 글로벌 블록체인 업체가 지브롤터나 몰타로 이동하는 데엔 세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지브롤터와 몰타는 법인세와 소득세율이 낮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돼 지브롤터와 몰타가 블록체인 강자가 될 경우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가상화폐뿐 아니라 저작권, 원산지 관리 등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이 경쟁력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자들은 핀테크 발전에 따라 금융계에 벌어지는 혁신과 변화 상황을 진단했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금융산업과 신기술 융합’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전통적인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은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며 “수많은 핀테크 기업이 고객들에게 새로운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산업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발전에 따라 소비자의 생활 방식에 변화가 생긴 만큼, 금융계도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한 부행장의 진단이다. 기존 역할과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핀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부행장은 “202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정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아직은 이런 현상에 대응할 준비를 국내 어느 은행도 해놓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권해원 페이콕 대표는 “한국 정부가 규제 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기업인 관점에서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새 서비스를 선보이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밀어주는 북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많은 기회를 잃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금융시장의 문턱이 높은 만큼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놓으면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도 많다고 분석했다.

블록체인 연구 더 적극 나서야
전통적 금융회사보다 소비자 요구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핀테크 시장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고용기 한국크라우드펀딩기업협의회장은 “금융시장은 점포 중심의 중앙집권형 1세대 금융에서 온라인 모바일 시대를 지나 수요자 중심의 4세대 금융으로 변하고 있다”며 “참여 공유 개방을 내세운 새로운 형태의 금융이 기존 금융계가 하던 자금 조달 기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앞으로 제도가 갖춰지면 ICO와 크라우드펀딩이 결합하는 형태의 사업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교식 JP모간체이스은행 상무는 “JP모간체이스은행은 블록체인이 미래 금융을 바꿀 핵심 기술이라 판단하고 자체 플랫폼 ‘쿼벌’을 개발하고 있다”며 “플랫폼이 구축되면 복잡한 채권 발행 절차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좌홍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블록체인이 바꿀 금융산업의 미래’라는 두 번째 세션에서 “당장 블록체인을 지급결제 시스템에 적용하기 어렵지만 잠재 편의와 기술 발전 속도는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지급결제시스템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캐나다,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진행 중이라고 민 국장은 말했다. 민 국장은 “한국은행도 핀테크와 첨단 기술혁신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찬식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정부는 국내에서 모든 ICO를 금지하지만 한국인이 해외에서 한 ICO까지 처벌하는 것은 현행법상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선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이 좌장을 맡아 ‘핀테크와 블록체인 은행의 미래’를 논의했다. 시노자키 지사장은 “일본 미쓰비시, 미즈호은행 등은 각자 코인을 만들고 있다”며 “블록체인이 은행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김순신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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