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치킨매장 가보니

매장 들어서니 K팝 흘러나와
네네치킨 "연내 2곳 더 확대"

"일식·중식보다 비싼 편이지만
맥도날드, 한국 상륙 때와 비슷"
국민소득 1만弗 넘는 이슬람 맹주
할랄인증 권위…중동진출 교두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복합레저타운 겐팅하이랜드에 입점한 네네치킨 매장에서 관광객들이 식사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지난 7일 오후 6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주거지역에 있는 쇼핑센터 스탈링몰 2층.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면 ‘Teo Chew Lok’이란 간판을 단 중국 식당부터 인도 태국 일본 음식점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중식당과 인도 식당 사이에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인 네네치킨이 영업 중이다.

올해 2월 문을 연 이 매장엔 10~20대 손님들이 주문한 치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드렌 림(21)은 “한국 드라마와 K팝을 통해 한국 치킨을 알게 됐다”며 “요새 친구들 사이에서 한국 치킨이 크게 유행해 1주일에 한 번 꼭 한국 치킨집을 찾는다”고 했다. 가게에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8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진출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치킨이 붐이다. 한류(韓流) 덕분에 한국 치킨을 접하게 된 말레이시아인들이 한국 치킨 맛을 보고 입소문을 낸 결과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만 해도 교촌치킨을 비롯해 페리카나 네네치킨 굽네치킨 BBQ치킨 아웃닭 치르치르 유가네 등 8개에 달한다. BBQ치킨이 2012년 1호 매장을 연 뒤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BBQ가 17개로 매장이 가장 많으며 교촌이 7개로 뒤를 잇는다. 네네치킨은 올해에만 4개 매장을 내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2개를 더 열 예정이다. 굽네치킨도 지난달 쿠알라룸푸르에 1호점을 냈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치킨 가격은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비싼 편이다. 한국의 치킨 한 마리와 비슷한 12조각 가격은 34링깃(약 9500원) 정도다. 말레이시아에만 있는 김치버거(네네치킨)는 20링깃(약 5600원) 내외다. 말레이시아의 1인당 국민총소득(1만1100달러)을 고려하면 싸지 않다.

복합레저타운 겐팅하이랜드의 교촌 매장을 찾은 아마드 나지룰 빈 야하마(36)는 “한국 치킨이 다른 음식 가격과 비교하면 싼 편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지만 맛과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치있는 식사”라고 했다. 인근의 일식이나 중식당의 단품 메뉴 가격은 20링깃 안팎이다.
최오습 네네치킨 해외사업부 과장은 “1990년대 전후로 맥도날드 등 미국 프랜차이즈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서울 중산층 가족이 외식하던 것과 비슷하다”며 “여기선 배달 대신 가족이 와서 식사하는 다이닝 콘셉트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중동 진출 교두보 역할

한국 치킨 브랜드들이 말레이시아를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인구 3000만 명으로 시장 규모가 제법 되는 데다 도시화율도 75%로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다. 시장 규모가 되고 지점 관리가 쉽다는 얘기다. 국민소득도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다.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은 매년 5% 안팎을 유지하며 안정돼 있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가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 맹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이슬람인은 이슬람교에 따라 도축한 육류를 먹어야 하는데 이를 국가마다 인증 제도로 관리하고 있다. ‘할랄 인증’ 제도 가운데 가장 권위있는 국가가 말레이시아다.

현철호 네네치킨 대표는 “보통 할랄 인증은 식품만 관리되는데, 말레이시아의 할랄 인증 제도인 자킴(JAKIM)은 식품뿐 아니라 유통과 매장 등까지 관리해 인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대표는 이어 “말레이시아의 자킴 인증을 획득한 이후 이를 계기로 중동 진출을 추진해왔다”며 “그 결과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 6개국이 포함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 진출하는 계약을 맺고 연말까지 두바이에 1호점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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