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달리 양도 전면금지
새집 다 지어질 때까지 못팔아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단지 상가 점포 소유주 A씨는 최근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상가를 팔려다 포기했다. 상가 조합원은 재건축 거래 양도 예외 조건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다. A씨는 “상가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어 거래가 이뤄져도 매수자가 몇 달 뒤 현금 청산만 할 수 있다”며 “이 조건으로는 값을 낮춰도 거래가 성사될 리 없어 재건축 사업이 끝날 때까지 몇 년간 점포를 끌어안고 있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건축 단지에서 상가 조합원들이 점포를 팔고 싶어도 처분할 길이 없어 난감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부가 아파트를 기준으로 만든 ‘예외적 거래 허용’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어서다.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단지의 조합원 지위 양도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말부터 아파트 조합원에 한해선 거래 길을 일부 터줬다. 조합원 지위를 10년 이상 유지하고 5년 이상 거주한 장기 보유 1가구 1주택자 등 일부 예외 조항을 만족하는 경우 매수자가 조합원 지위를 이어받을 수 있다.
예외 조항 인정 이후 재건축 아파트는 한동안 꽉 막혔던 거래가 풀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재건축 대장주 격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16건이 국토교통부에 거래 신고됐다. 인근 ‘반포경남’ 전용면적 98㎡는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신고된 거래가 22건에 달한다. ‘신반포3차’ 전용 105㎡는 올초부터 지난주까지 12건 거래됐다. 신고는 거래 60일 이내에만 하면 되기 때문에 손바뀜 건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상가는 거래가 통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규 매수자가 조합원 지위를 이어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되지 않는 재건축 부동산은 매수해도 새 점포나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 대신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나온 뒤 90일 이내에 현금을 받는다. 이때 받는 돈은 감정평가액 등을 기준으로 사업시행자인 조합과 주택·상가 소유자가 협의해 산정한다. 이 금액이 시세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재건축 사업 향배에 따라 오랜 기간 투자금이 잠길 수 있어 매수자가 붙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장기 보유 요건에 따른 예외 조항도 적용받을 수 없다. 상가는 5년 거주 요건을 충족할 수 없어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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