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긴급 진단

올들어 한국증시, 중국과 동조화
中 의존도 큰 소재 업종에 부담
위안화 가치 하락도 수출기업 악재

中, 지금은 위기 아닌 경기둔화
2600~2800 박스권서 움직일 것
중국 증시가 바닥 모를 침체에 빠지면서 한국 증시에 드리워진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이후 중국과 한국 증시 간 동조화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이 한국 증시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일 4.50포인트(0.17%) 오른 2721.01로 마감했다. 전날 국경절 연휴 기간(10월1~7일) 쏟아진 악재(미·중 무역분쟁 격화, JP모간의 중국 투자 의견 하향 등)가 한꺼번에 반영돼 3.27% 급락한 영향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발 우려가 짙어지면서 아시아 증시는 이날 대부분 하락했다. 전날 휴장했던 일본 닛케이255지수는 1.32% 떨어졌고, 호주 ASX200지수는 0.97% 하락했다.

중국 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하면서 한국 증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보복 이후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상하이종합지수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며 “중국 증시 하락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움직임을 좇아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패시브 펀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 투자 심리가 나빠질 때 한국에서 자금이 같이 빠져나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MSCI 신흥국지수 내 비중은 중국 32.1%, 한국 14.8%, 대만 12.2%, 인도 9.3% 순이다. 중국에서 돈을 빼려는 투자자가 신흥국 펀드를 환매하면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자금이 유출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더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초 중국에서 신용 거품이 터지며 금융위기설이 나돌 때 상하이종합지수가 260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며 “지금 경기 둔화는 맞지만 위기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2650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 지급준비율 인하 등 대책을 내놓고 있어 2600 초반에서 2800 사이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 투자심리가 단기간 회복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위안화 가치 하락이 한국 증시에 위협이란 분석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9019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6.8957위안)에 이어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위안화 가치다. 이는 중국 수출주에 도움이 돼 중국 증시가 반등하는 발판이 됐지만 수출 경쟁을 하는 다른 국가엔 악재로 통한다. 특히 한국 원·달러 환율은 위안·달러와 비슷하게 움직여 환율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 상단인 달러당 1135원을 돌파하면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자본총계) 1배인 2260을 벗어나 한 단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등 중간재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은 미국에 최종재를 수출한다”며 “중국의 수출이 줄면 국내 중간재 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재는 중장기적 전망이 밝은 편이다. 가전과 일용품 등의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중국 정부도 무역분쟁을 타개할 방책으로 내수 부양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임근호/강영연/김동현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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