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4건 중 938건 승소 판결
유치권 등기제 등 도입 필요
부동산 경매 투자가 증가하면서 ‘허위 유치권’ 적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가짜 유치권 문제가 경매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히면서 유치권 등기제도 도입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유치권 부존재 소송 접수 건수는 1824건으로 직전 5년(888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치권 부존재 소송은 원고 측이 상대방의 ‘유치권이 존재하지 않음’을 주장하는 소송이다. 이 중 상대방의 유치권 주장이 허위라는 의미의 ‘원고승’ 처리 건수는 938건이다. 둘 중 하나는 허위유치권 판결을 받은 셈이다.

유치권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에 관해 생긴 채권을 가지는 경우 변제받을 때까지 물건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은 경매 매수인(낙찰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 유치권은 그 자체로 저당권과 같은 우선변제적 효력이 없음에도 유치권자가 사실상 최우선변제권을 갖는 셈이다. 이로 인해 허위로 공사대금채권을 작성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경매를 지연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유치권 신고가 들어온 경매 물건은 저가 매각되기 때문에 경매 브로커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허위 유치권 주장을 막기 위해 유치권 등기제도 도입 등의 경매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유치권에 대한 등기제도 도입으로 권리 발생부터 효력까지 다른 담보물권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경매 부동산에 대한 현황조사 시 법원 집행관에게 실질적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집행관이 유치권 존부에 대해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따른 의견을 현황조사서에 기재할 수 있도록 조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허위 유치권 주장을 예방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불필요한 경매 관련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가 매각에 따른 피해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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