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부로부터 통상 압박을 받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과거 철강과 같은 규제만 받아도 3조7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미국의 자동차 통상 압박에 대한 시나리오별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미국은 주요 자동차 수입국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지난 1일 합의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통해 ‘연간 260만대가 넘는 수출 물량(쿼터)에 25% 관세를 물리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관세 완전 면제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 의원은 관세 면제 조건으로 ‘지난 3년간 평균 대미 수출량의 70%’를 쿼터로 제한 받게 될 경우 영향을 분석했다. 올 3월 결정된 대미 철강 수출 쿼터와 같은 기준이다. 수출 제한이 현실이 되면 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18만8273대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3조676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25% 관세 부과 때(3조7479억원)와 비슷한 손해가 나는 셈이다. 직접 고용 감소폭도 3765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에만 25% 관세를 물리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수출 손실액은 16조5105억원에 이르고 고용은 13만8000명이 증발할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현재로선 자동차가 철강에 적용됐던 쿼터나 그 이상의 규제를 받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적용된 쿼터도 현재 수출량의 130~140% 수준으로 느슨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미국의 자동차 분야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데다 주요 규제 대상도 아니다”라며 “조건부 면제로 가더라도 상당히 느슨한 규제가 적용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100%가 넘는 느슨한 쿼터 역시 당장 손해는 안 나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대자동차 한 관계자는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국인 미국에 대해 일정량 이상 수출할 수 없다는 족쇄가 채워지면 어떤 식으로든 피해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42억달러로 전체 34.1%에 이른다.

윤한홍 의원은 “고율 관세든 쿼터제든 자동차 수출에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동차 관세 면제에 대한 아무런 약속도 없이 한미FTA를 성급히 서명한 것은 큰 실착”이라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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