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전원생활 문답 (12)

서울 목동에 살다 올해 초 고향 충북 청주시 지동동에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한 하길수 권오경 씨 부부는 전원생활과 재테크, 일 등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김경래 대표 제공

마당 잔디에 풀을 뽑는 부부의 등을 비추는 가을 석양빛이 참 곱다. 석양처럼 늦은 나이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서울 목동에 살던 하길수 권오경 씨 부부는 작년에 충북 청주시 지동동에 55평형 전원주택을 지어 올 초 이사를 했다. 둘러보면 모두 일이다. 봄부터 창고를 짓고 정원을 가꾸며 바쁘고 정신없이 보냈다. 그렇게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것들이 행복이다.

전원생활은 아내 권오경 씨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남편 하길수 씨는 서울을 떠나 사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대기업 임원으로 퇴임 후 사업을 하며 바삐 살았던 삶의 터전이 서울이었다. 많은 지인과 친구들이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시골서 전원생활을 한다는 생각만 해도 갑갑하고 따분한 일이었다.

막연하게 전원생활을 생각할 때는 마을과 동떨어진 한적한 강변이나 산속 계곡 옆의 그림 같은 집만 떠올렸다. 그런 곳에서 할 일 없이 적적하게 살 것을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가 원하는 일이라 고민을 했다. 결국 아내의 전원생활 꿈과 자신이 심심하지 않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섰다.

등잔 밑이 어두웠다. 고향에 밭이 있었는데 그것을 전원생활 터전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나이가 들어 관리하기 힘들고 매매를 하려니 쉽지 않아 고민하던 토지였다. 언젠가는 팔 궁리만 했지 그곳에 전원주택을 짓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바로 그곳이 아내의 전원생활 꿈을 이루고, 도시를 떠나 살 수 없는 남편은 도시생활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였다.

지동동은 청주시 서북부 부도심(대농지구)이다. 북쪽으로 오창신도시, 서쪽으로 오송신도시와 인접해 있다. 깊은 산 속 계곡 옆 그림 같은 풍광과는 거리는 멀지만, 청주의 명소인 부모산 자락이라 전원환경이 좋다. 집 앞으로 둘레길이 지나간다. 바로 앞에는 작지만, 저수지도 있다.

전원마을의 겨울 모습. 집 뒤로 충북 청주시 최고가 주상복합 단지인 지웰시티가 보인다. 김경래 대표 제공

자동차로 2분, 도보 20분 정도 거리에 청주 최고가 주상복합단지인 지웰시티가 있다. 하복대지구 등 대규모 택지지구와 인접해 각종 근린편의시설 인프라가 풍부해 도시근교형 주거타운으로는 최적의 입지다.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산업단지, 병·의원, 학교, 관공서 및 백화점, 대형마트 등 각종 시설들이 있어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도심형 전원주택 입지로 좋다.

망설일 것 없이 그곳에 전원주택을 지었다. 텃밭을 가꾸며 사는 아내는 전원생활 꿈을 이뤘다. 도시 체질인 하길수 씨는 쉽게 도시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는데 거기에 하길수 씨는 인생 마지막 사업꺼리도 찾았다. 한마디로 전원마을을 만드는 일이다.

노후에 아내와 조용히 텃밭을 가꾸고 정원을 손질하며 사는 것도 좋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할 일이 있어야 심심하지 않을 것 같아 사고(?)를 쳤다. 작정하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현재 집을 지은 토지는 면적이 6985㎡(2113평)로 혼자 사용하기에 넓다. 관리하기 힘들어 매매도 생각했지만, 덩치가 너무 커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고 급하게 처분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주변서 주택지로 개발허가를 받아 공사를 하면 토지를 작게 나눌 수 있고 그러면 쉽게 매매도 되고 땅값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그래서 집을 하나 지어 살고, 나머지는 팔 생각으로 전원마을 개발을 하게 됐다. 무료하게 전원생활을 하는 것보다 할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팔리는 대로 한 필지씩 정리를 하면 노후 생활 자금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는 계산도 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는 토지개발과는 전혀 상관없는 전기 기술자다. 대기업에서 발전소를 만드는 등 전기 관련 업무를 했다. 임원으로 퇴직한 후에도 중소기업의 기술자문 및 고문 등으로 일하고 있다.

처음 해보는 개발사업이라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인허가를 받고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었고 수업료도 많이 냈다. 그러다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자금도 많이 들었고 시간도 길어졌다.
고생은 좀 했지만 총 13개 필지로 나누어 기반공사까지 완료했다. 필지별 면적은 작게는 415㎡(126평), 크게는 803㎡(243평)다. 그 중 한 필지에 자신의 집을 짓고 이사했다. 주변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고 둘레길을 걷다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한 필지는 분양돼 현재 집을 짓고 있다.

마당에 풀을 뽑고 있는 하길수 권오경 씨 부부. 김경래 대표 제공

아내의 전원생활 꿈 바라지를 하다 전원마을개발까지 하게 된 하길수 씨는 노는 땅이 있고 여유자금이 있다면 개발사업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문적인 개발사업자들처럼 서둘러 팔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면서 천천히 한 필지씩 정리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재테크도 되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도 보람 있겠다는 생각이다.

장성해 서울서 사는 아들들은 부모의 건강을 생각해 “일이라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팔리는 대로 되는 대로 천천히 하라”고 신신당부한다. 하길수 씨 부부가 전원생활을 하며 시간 가는 대로 느리고 천천히 만들어 가는 전원마을이다.

집 앞 저수지에 저녁 어스름이 내리고 언뜻 단풍이 들기 시작한 부모산 자락에 석양이 붉다. 가을빛이 완연하다.

전원생활 문답

[문] 농지에 전원주택을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농지에 집을 지으려면 세 가지 허가나 신고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농지전용허가입니다. 농지법에서 농지를 택지로 이용하려면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농지법에서 나눈 농지의 종류 중 농업진흥지역은 힘듭니다. 농업진흥지역이 아닌 농지라야 전용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농업진흥지역 중에서도 농업보호구역은 단독주택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단독주택 등 소규모 개발을 할 때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단독주택지로 개발행위허가를 받으려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나눈 용도지역 중 관리지역이라야 가능합니다. 도시지역 중 자연녹지는 단독주택지로 개발행위허가가 가능합니다. 주택지로 개발행위허가를 받을 때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것이 도로조건입니다. 4m 진입도로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데 지자체들 여건에 따라 1천㎡ 미만의 개발은 도로 폭을 따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셋째는 주택지로 개발행위허가를 하고 전용허가를 받으려면 건축복합민원으로 건축신고나 허가를 동시에 받아야 합니다. 관리지역에서는 200㎡ 미만은 건축신고사항이고 그 이상은 건축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도시지역에서는 100㎡가 넘는 집을 지을 때는 건축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문] 큰 땅을 분할해서 매매할 수 있나요?

[답] 큰 토지를 내가 원하는 만큼 임의대로 분할할 수 없습니다. 매매가 되었거나(매매에 의한 분할), 허가를 받았을 때(허가에 의한 분할)만 가능합니다. 즉 한 필지 토지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면 그 부분만큼 분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 개발행위허가 등의 허가를 받았다면 허가받은 대로 분할할 수 있습니다. 주택지로 허가를 받았을 경우 지자체에 따라서는 집을 다 짓고 준공이 나야 허가받은 집터만큼 분할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김경래 OK시골 대표
정리=집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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