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흐름 탄 주택담보대출
연내 금리 5% 돌파 가능성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유리"

저금리를 활용한 ‘갭 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투자)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됐다. 초저금리가 지속돼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신이 가진 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가 재테크의 한 축을 형성해왔지만 금리 인상과 함께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개인들의 ‘빚테크(빚+재테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최근 9·13 부동산 대책 발표에 이어 은행들이 이달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까지 전면 도입하면 신규 대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존 대출 포트폴리오도 다시 들여다보고 정리해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근 들어 시장금리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부쩍 늘어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의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주 전보다 0.1%포인트 오른 4%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 3.47~4.67%로, 3주 전과 비교해 0.11%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연 3.44~4.55%로, 같은 기간 0.11%포인트 올랐고, 우리은행 역시 같은 기간 0.12%포인트 오른 연 3.4~4.4% 선이다. 농협은행은 연 3.13~4.47%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은행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최근 미국의 세 번째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내 5%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 3월과 5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를 넘어선 적도 있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까지 더해 은행들이 대출 자체를 꺼려 더 이상 ‘빚테크’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달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이 대폭 줄었다. 일정 자금이 없으면 내 집 마련도 요원해 보인다. 9·13 대책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정책이라면 이달 DSR의 전면 도입은 소득이 적은 무주택자들의 대출을 막는 것이라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여간 어려워진 게 아니다. 이번에는 생활안정자금 용도의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부동산임대업자의 주택담보대출까지도 제한을 뒀다. 개인들은 주택 한 채당 연간 1억원 한도로 생활안정자금대출을 받도록 제한했다. 각 은행의 여신심사위원회를 통해 승인받으면 한도 이상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지만 당국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내 집 마련은커녕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것도 까다로워진다. 이달 중순부터는 부부 합산 연소득 1억원이 넘는 1주택자 및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대출보증 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 SGI서울보증의 전세대출보증은 가입자의 자산과 소득 요건이 아직은 없다. SGI서울보증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제한할 계획이다. 1주택자는 연소득 1억원이 넘는 전세보증 실수요자의 사정을 감안해 현행과 같이 부부 합산 연소득에 제한을 두지 않거나, 공적 보증기관의 소득 기준(부부 합산 1억원 이하)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우리·KEB하나·농협 등 4개 은행의 재무 전문가들은 이제 ‘빚테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기존 대출 자산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WM사업단 부동산자문센터장은 “기존의 공격적인 빚테크 전략 대신 보유 현금을 충분히 활용하는 자기자본 투자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라면 기존 대출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조언이다.

김형리 농협은행 WM연금부 차장은 “금리 인상기인 점까지 고려해 대출상환 기간이 장기인 주택담보대출이 변동금리형이라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보라”고 말했다. 단 무주택자라면 은행에서 대출 가능한 금액 범위 내에서 수요가 많아 추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규제지역 내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하는 방법을 찾으라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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