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국 900개 업체 출품

닷, 점자 스마트워치 선보여
점자 킨들 200대 선주문 받아
샘물정보, 청각장애인 영상전화기

"중소기업의 새로운 먹거리"

안재우 모비언스 사장(왼쪽 두 번째)이 바이어들에게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단말기를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시각장애인도 인터넷 이메일 등 정보에 대한 욕구는 비장애인 못지않다. 하지만 이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어렵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이를 쉽게 해주는 기기를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개발해 독일 전시회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레하케어(국제 재활 및 실버제품 전시회) 2018’에서 닷, 셀바스헬스케어, 모비언스 등은 관련 기기를 전시해 수출계약을 맺거나 해외대리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점자 스마트워치·단말기 선보여

레하케어는 ‘rehabilitation(재활)’과 ‘care(돌봄)’에서 따온 말로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재활제품 전시회다. 재활기기, 보행보조기기, 물리치료기, 휠체어 등이 전시됐다. 한국 독일 프랑스 등 40개국에서 약 900개 업체가 출품했다. 작년 9개에 그쳤던 국내 출품 업체는 16개로 증가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제품은 휠체어 보행보조장비 등 이동을 도와주는 장비다. 이들 제품을 출품한 업체가 약 600개에 달해 전체 출품 업체의 67%를 차지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 ‘닷워치’를 제조하는 닷은 창업한 지 3년 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닷워치 시계판에는 24개의 점자핀이 있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핀이 튀어나오면서 점자로 메시지를 알려준다. 한국어 영어 일어 독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11개 언어를 지원하는 데다 선진국 업체 제품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적고 가벼워 바이어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신혁수 닷 본부장은 “하루평균 20여 명의 바이어와 상담했다”며 “내년에 선보일 점자 킨들(점자 전자책단말기)을 인도에 200대 수출하는 선주문도 받았다”고 말했다.

셀바스헬스케어는 점자정보단말기인 ‘브레일센스 폴라리스’를 전시했다. 구글플레이에서 지메일, 유튜브 등 다양한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는 단말기다.
◆장애인용 제품시장 성장성 커

KAIST와 포스텍(컴퓨터공학박사)을 졸업한 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거친 안재우 모비언스 사장은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단말기 ‘리보’를 전시했다. 그는 “일본 도쿄 소재업체 래빗과 대리점 계약을 맺고 매달 100대 이상 수출하고 있다”며 “유럽에는 영국 대리점이 개설돼 있는데 독일에도 대리점을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샘물정보통신은 청각장애인용 제품인 영상전화기와 휴대폰 거치대·보조배터리 기능을 합친 제품을 내놨다. 백현민 대표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바이어들의 방문이 많았고 일부는 즉석에서 구매했다”며 “앞으로 유럽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토도웍스는 수동식 휠체어를 전동식으로 바꿔주는 파워어시스트키트를 출시해 하루 30여 명의 바이어와 상담했다. 건융IBC는 시각장애인 언어인 점자를 스마트폰에 입력할 수 있는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점자 입력기 제품을, 유위컴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증폭기 및 스마트 음성송수신기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관을 개설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정현철 수석은 “지난해 국내 등록 장애인이 254만 명이고 독일도 인구의 10%인 78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장애인용 제품이 새로운 먹거리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재우 사장도 “장애인용 제품은 성장성이 큰 시장”이라며 “국내에만 머물지 말고 선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뒤셀도르프=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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