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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간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의 대안으로 총 6만2000가구 공급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토부는 “부족하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서울지역 내 그린벨트를 해제해 상당한 규모의 주택을 공급해야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서울시는 ‘도시의 허파’인 그린벨트를 보존하면서 주택 공급을 늘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버티고 있다. 두 기관의 실무자 협의 과정에서는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들릴 정도로 골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 20일 3차 남북한 정상회담의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박원순 시장이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회의를 했다. 핵심 주제는 주택 공급 대책이었다. 이날 밤 12시까지 이어진 회의에선 향후 도심 내 공급 확대방안 등을 논의했고 그린벨트 보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다음날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내용은 빠졌다. 국토부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의 협의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정부 관계자는 “국토부는 서울시가 제안한 6만 가구 공급 방안이 상당히 허술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작은 규모의 유휴부지 개발과 용적률 상향 등으로는 6만 가구 공급도 힘들고 공급한다 해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밝힌 유휴부지에서 1만5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에는 기존에 발표한 신혼희망타운 1000여 가구가 다시 포함됐다. 이 관계자는 “국토부와 서울시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자 실무 회의장에서 담당자들이 언성을 높이는 상황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완강하게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면서 정부는 ‘직권 해제’ 카드까지 뽑아들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1일 “주택시장 안정에 불가피하다고 보면 서울시 의견과 관계없이 그때는 자체 판단으로 직접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서울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 몫을 경기도가 다 감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행 규정상 30만㎡ 이하 그린벨트는 서울시장이 해제 권한을 갖고 있지만 국토부 장관이 공공주택 건설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직권으로 지구를 지정해 해제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는 다른 모든 수단을 강구해본 뒤 가장 마지막에 선택해야 한다”며 “그린벨트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견지해온 원칙을 바탕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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