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중 불공정 무역관행 바꾸기전에 미 기술기업 먼저 희생"
"반도체 칩 관세부과 대상 포함되면 5G 인프라 경쟁력 약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폭탄을 투하하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IT 굴기를 저지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중국이 제조업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며 추진 중인 '중국제조 2025'의 핵심은 첨단 의료기기, 바이오 의약 기술, 로봇, 통신장비, 항공우주, 전기차, 반도체 등 차세대 기술 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차세대 기술 개발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촉발된 측면이 크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25일 "트럼프의 대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꾸기보다는 미국 기술기업들을 먼저 희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4일 2천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 10%(1월부터는 25%로 인상)를 부과하기로 한 품목에는 회로기판, 반도체, 모바일 네트워크, 데이터 저장 관련 부품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차세대 기술개발의 주역이 될 5G의 핵심 부품들이다.

NYT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연계된 싱가포르 기업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계약에 대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고 5G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추가 관세부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5G 인프라 구축 사업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5G 인프라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노키아는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추가관세로 수억 달러의 재원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공장에서 칩을 생산하는 인텔도 지난주 공개 서신을 통해 "이번 관세조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기존의 통합 공급망을 재배치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무역정책에 대한 행정부의 권한남용에 대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2천여 개 기술기업을 대표하는 '소비자기술협회'의 게리 사피로 회장은 "우리는 모든 선택을 검토 중"이라면서 "이번 관세는 5G 분야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억누르고, 사업체들에 인터넷 세금을 유발토록 할 것이며, 회사들의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부과 조치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꾸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성명에서 "중국 측은 미국 기술기업들이 중국의 경쟁자에게 기술이전을 하도록 강요하는 등 기술과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수많은 불공정 정책과 관행에 개입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은 관세부과가 중국의 변화를 끌어내기보다는 중단기적으로 미국 기술기업들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인텔 등 기술기업의 지원을 받는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의 롭 앳킨슨 이사장은 "추가관세는 인터넷 인프라의 핵심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싶다면 미국이 아닌 중국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품목에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민법, 페이스북과 구글의 좌편향 문제 등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와 실리콘밸리 간 긴장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더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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