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골프계에 흥미로운 논란거리 하나를 던졌다. 자신을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 4인’ 중 한 명으로 스스로 꼽으면서다.

우즈는 미국과 유럽의 대륙간 골프 대항전인 제 42회 라이더컵을 사흘 앞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남서부 일드프랑스의 르 골프 나시오날 골프장(파71)에서 기자회견을 겸한 대회 홍보 영상 촬영에 응했다.

이날 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띄운 트위터 영상에서 우즈는 “러시모아 산에 새길만한 골퍼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누군가의 질문을 받는다. 러시모아 산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남서부 블랙힐스에 있는 돌산으로, 미국 역사상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4명(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두상이 새겨져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골프 버전으로 4명의 위대한 골퍼를 꼽아달라는 주문이었던 셈이다. 우즈의 대답은 “(샘) 스니드, (잭) 니클라우스, (바비) 존스, 나”였다. 팔짱을 낀 채였고, 지나치게 진지한 듯한 얼굴 표정과 성가심을 느끼는 듯한 말투 등을 감안하면 ‘연출된 자신감’이 드러나는 영상이다. 라이더컵 최고의 흥행카드로 떠오른 우즈의 자신감을 강조하는 한편 유럽 대표팀을 자극하는 미국식 유머코드로 볼 만한 대목이다.
골프매체들은 골퍼들에게 판단을 맡기는 분위기다. 골프채널은 “우즈가 골프 4대 위인에 자신을 넣었다. 누가 그 나머지 3명에 들었는가보다도, 누가 우즈의 초이스에서 빠졌느냐가 더 의미심장하다”는 글을 올렸다. 골프 다이제스트는 “거만한 듯 하지만 누구나 다 동의하는 주장이라면 거만함이 아니다”며 우즈를 두둔한 뒤 “잭 니클라우스는 문제가 없다고 쳐도 샘 스니드와 바비 존스를 우즈가 꼽은 것을 두고는 말들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프의 전설’ 벤 호건이나 ‘더 킹’ 아널드 파머가 빠졌기 때문이다.

한편 1927년부터 2년마다 개최되는 라이더컵은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일드프랑스의 르 골프 나시오날 골프장에서 열린다. 첫날 포섬(한 팀이 하나의 공으로 번갈아가며 친 점수로 겨루는 방식), 둘쨋날 포볼(한 팀이 각자의 공으로 친 뒤 좋은 성적으로 겨루는 방식), 셋째날1대 1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양 대륙의 골프 실력을 가늠한다. 미국팀에서 우즈를 비롯한 12명이, 유럽팀에서 저스틴 로즈를 비롯한 1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금까지 전적은 미국팀이 26승 2무13패로 앞서있다. 하지만 원정 경기에선 5연패에 빠져있다. 지금까지 7번 출전한 우즈의 전적은 13승3무17패로 다소 부진하다. 우즈가 오랫동안 라이더컵을 기다려왔던 배경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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