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월스트리트에서는 미 중앙은행(Fed) 연구원들이 홈페이지에 올린 논문이 화제가 됐습니다. 잭슨홀 미팅을 앞둔 시점이었는데요.

크리스토퍼 어식 등 5명이 함께 펴낸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오해에 대한 몇가지 함의’ (Some Implications of Uncertainty and Misperception for Monetary Policy)라는 논문이었습니다.

내용은 복잡한데, 결론을 요약하면 ‘인플레이션에만 연연해 통화정책을 취하는 건 위험하고, 고용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대로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인플레이션은 Fed의 목표치인 2%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즉 물가에만 매달리지 말고, 실업률을 감안해 금리를 빠르게 올려야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뒤 제룸 파월 Fed 의장은 잭슨홀미팅에서 이와는 사뭇 다른 취지로 연설을 했습니다.

“위 아래 리스크가 있으므로 점진적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 “신흥국 위기나 무역분쟁 위험은 불확실성은 많지만 아직 정책기조를 바꿀만한 건 아니다”란 발언은 기존 입장과 비슷했습니다.

이날 특이했던 건 파월 의장이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사례를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파월은 “1990년대 후반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을 하회하고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자 Fed가 물가 위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려야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그린스펀은 이제는 ‘신경제’의 시대로 Fed는 금리 인상을 늦춰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그린스펀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확실한 인플레이션 징후가 발견되면 그 때 긴축에 들어가자고 했다는 겁니다. 이는 1990년대 미국의 호황을 이끌었죠.

25일(현지시간) Fed는 이틀 일정으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26일 오후 2시(한국 시간 27일 새벽 3시)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금리 인상 여부 및 경기 전망 등을 밝힙니다.

발표를 앞둔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3.11%를 넘었습니다.

이달 초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가 “향후 1~2년 더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Fed가 금리 인상을 점점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 23일 “중앙은행들이 물가 목표인 2%에 대해 재고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2%가 과연 목표로서 적절한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과연 파월은 26일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미 증시와 주택경기가 최정점에 달한 이 상황에서 어떤 발언을 할까요. 월스트리트는 초긴장 상태에서 FOMC 결과와 전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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