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일렉트릭 64㎾h, 서울~군산 왕복 결과 400㎞ 주행 '거뜬'
-충전소 알림 서비스, 찾아가는 충전 활용하면 내연기관과 다를 바 없어

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크게 늘린 전기차들이 쏟아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00㎞ 남짓에 불과하던 주행거리가 300~400㎞까지 증가했으니 상전벽해 수준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은 여전히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 중이다. 특히 짧은 주행 거리에 대한 불안은 부정적 편견으로 이어져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1회 주행 거리 400㎞ 시대가 온 이상, 갑작스러운 방전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라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국내 법규가 까다로워 실제 주행 가능거리는 인증결과보다 훨씬 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직접 코나 EV가 실제 400㎞를 넘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두고 시승을 진행했다.


▲EV 버전, 기존 코나와 다른 점은?
매월 수 천대씩 판매되는 양산차 코나 기반의 EV도 겉모습은 같다. 특유의 찢어진 눈매와 볼록하게 솟아오른 보닛 및 휠 하우스가 소형 SUV의 귀여움을 발산한다. 외관에서 달라진 부분은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앙다문 프론트 그릴과 앞 범퍼 디자인 정도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그릴에 격자 무늬를 적용하고 충전 소켓을 넣었다. 그러면서 앞 범퍼를 둘러 쌌던 플라스틱 가니시를 제거했다. 기존 내연기관 버전이 SUV 특유의 강인함이나 실용성을 강조했다면 전기차 버전에선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를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휠 디자인도 경량화와 공기역학을 고려했다.

실내는 내연기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급스럽다. 센터페시아 위로 솟아 오른 8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은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블랙으로 고급스러움을 살려냈고, 대시보드는 미래지향적인 색상으로 대표되는 스톤 그레이다. 센터페시아에서 콘솔로 이어지는 공간은 변속기가 없는 EV 장점을 반영해 활용도를 높였다. 변속기를 수동 기어레버 방식에서 전자식 버튼으로 변경해 공간 활용성을 최대화했다. 변속기 버튼과 같이 실버색으로 통일한 각종 조작 버튼은 소형 SUV에서 느끼기 어려운 고급스러움을 발산한다.



코나 일렉트릭의 차별점은 다양한 편의 및 안전품목 구성에서 두드러진다. 아무래도 친환경과 미래지향적 이미지가 강하고 기본 가격이 높다보니 상품성 구성에 신경을 쓴 모양새다. 기본 트림인 모던부터 지능형 안전 기술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차로이탈방지 보조, 차로 이탈 경고,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이 장착됐다. 여기에 전동 조절과 접이는 물론이고 열선 내장 아웃사이드미러와 7인치 컬러 LCD를 포함한 버추얼 클러스터, 스마트키 시스템,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후방모니터와 후방 주차거리 경고 등의 편의 기능을 포함했다. 상위 트림에는 앞좌석 통풍과 하이빔 보조가 추가된다.

가격은 64㎾h 모던이 4,650만원, 프리미엄이 4,850만원이다. 현재(2018년9월) 서울을 기준으로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최대 1,700만원을 지원 받아 모던 2,950만원, 프리미엄 3,15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또 마이너스 옵션으로 단거리용인 39.2kWh 라이트 패키지를 선택하면 344만원 절감된다. 그렇다보니 여전히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보조금 지급 여부다.


▲서울~군산 왕복 400㎞ 가능할까
코나 일렉트릭 64㎾h의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406㎞로 알려졌다. 하지만 완충한 결과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435㎞를 넘었다. 계기판에 찍힌 ㎾h당 복합효율이 정부가 인증한 5.6㎞보다 높았던 까닭인 듯하다. 400㎞ 주행 검증을 위한 시승 코스는 서울에서 군산 왕복으로 정했다. 서울에서 군산 목적지까지 편도 거리는 220㎞. 단순 왕복 거리만 계산해도 440㎞가 넘는 일정이었지만 연비 운전을 하면 혹시라도 충전없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본격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쉽지 않은 도전임은 직감했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작동하니 주행가능거리가 20㎞나 줄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에어컨을 끌 순 없었다. 일반 운전자 기준에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평소 운전 습관과 상황 그대로에서 400㎞ 주행거리가 나와야 의미있는 검증이라고 판단했다. 다행히 막히는 시내 도로를 주행하며 가다서다를 1시간쯤 반복하니 회생제동 시스템이 개입하며 주행거리를 유지했다. 막히는 도로 상황에 짜증은 났지만 ㎾h당 효율이 7.6㎞를 넘어서고 주행가능거리가 줄지 않은 걸 보니 소소한 즐거움이 느껴졌다. 꽉 막힌 도로에서 아까운 기름을 소모하는 내연기관차를 생각하니 은근 뿌듯하기도 했다. 또 별다른 변속이 필요 없어 초반부터 제 몫을 뽑아내는 토크 역시 신호가 많은 도심 주행에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톡톡한 효자 노릇을 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 굼 뜨는 느낌이 없어 항시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80~100㎞/h로 올렸다.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면서 부드럽게 가속한다. 전기차 특유의 단조로운 주행 감각이 아직은 낯설지만 일반, 에코, 스포츠 등 3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마련해 다양한 주행감을 즐길 수 있다. 에코 모드에서는 회생제동시스템의 개입이 더욱 분명해지고 스포츠에선 서스펜션이 더욱 단단해진다. 다소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전기차 운전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고속도로에선 첨단주행보조시스템을 누리며 안전하고 편안하게 주행했다. 현대 스마트센스 패키지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스탑앤고 포함),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 등을 포함한다. 해당 기능을 모두 활성화하면 운전대와 페달에서 손과 발을 뗀 상태로 약 1분간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 법규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어 따르는 것이 좋다.


정속 주행에선 8.0㎞/㎾h를 웃돌던 효율이 차츰 하락해 인증 효율인 6.2㎞/㎾h 근처에 안착했다. 자연히 주행가능거리도 줄었다. 대전을 지나 군산 IC에 가까워지니 서울에서 온 거리만큼 주행가능 거리가 줄었다. 배터리 잔량도 절반 정도 감소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남은 주행가능 거리는 201㎞. 출발 시 찍힌 주행 가능거리 435㎞에서 실제 220㎞를 주행했으니 215㎞가 남아야 하지만 에어컨 작동 등으로 14㎞ 정도를 잃어버린 셈이다.



그러다보니 군산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 다소 막막했다. 220㎞를 달리기엔 주행가능거리가 다소 모자랐기 때문. 하지만 혹시라도 주행 중 갑자기 방전이 된다면 제조사가 제공하는 '찾아가는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찾아가는 충전 시스템은 현대 전기차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전담 직원이 직접 찾아와 무료(연 4회) 충전을 해주는 서비스이며,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13분 남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서울로 올라갈 때는 충전을 하지 않고 주행을 이어갔다. 최종 목적지까지 60㎞의 거리를 남겨 둔 화성휴게소에 도착하니 주행가능 거리는 40㎞까지 줄었다. 이후 혹시 모를 '멈춤'에 대비해 국도로 빠져나와 화성비봉 요금소까지 운행했다. 1회 주행 가능거리 29㎞를 남긴 시점에서 실제 주행거리 400㎞ 이상을 확인한 셈이다. 물론 남은 배터리로 29㎞를 더 달릴 수 있지만 언제 충전소가 나올지 몰라 주행 거리 400㎞를 달성한 데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요청해 일부 충전을 하고, 출발지로 되돌와왔다.


▲총평
전기차의 1회 주행가능 거리가 400㎞ 이상으로 길어졌다는 것은 일반 내연기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의미다. 실제 경험해보니 일반 운전자들이 내연기관차를 타면서 주행가능거리를 걱정하지 않듯 코나 EV 운전자도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연료 게이지가 아래로 ?어지면 내연기관이든 전기차 운전자든 불안한 것은 모두 마찬가지다. 따라서 더 이상 전기차를 타면서 주행 거리를 논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충전소 및 충전기에 대한 관리다. 이번 검증을 진행하면서 처음 들린 충전소는 고장 난 충전기여서 당혹스러웠다.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충전소를 찾아 불안한 주행을 이어가야 했다. 400㎞ 주행은 완료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던 배경이다. 전기차 운전자 대부분 이 점을 우려해 구매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따라서 이제는 제조사가 앞장서 주행거리보다 충전 인프라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1회 충전으로 4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시대이니 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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