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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후 예상되는 지배구조 개편을 감안하면 삼성생명(83,900300 -0.36%)과 삼성물산(108,0002,000 -1.82%)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101,5007,500 -6.88%)와 삼성화재(277,0003,500 1.28%)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61%와 1.37% 등 3.98%가 블록딜로 매각됐다. 올 들어 지난 4월 삼성SDI의 삼성물산 보유지분 2.1%, 5월 삼성생명삼성화재 보유 삼성전자(38,9501,050 -2.63%) 지분 0.42%에 이은 세 번째 보유지분 처분이다. 이로써 삼성그룹의 모든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졌다.

이번 블록딜은 관련 기업들 모두에게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약 1조원의 지분 처분을 통해 삼성전기는 투자재원을 확보하게 됐고, 삼성화재는 자산운용 수익성을 제고하게 됐다"며 "삼성물산도 비교적 큰 물량이 출회되지만 계열사의 마지막 지분 처분이고 주가수준이 낮은 점,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따른 상승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면 삼성그룹의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서 삼성물산삼성생명이 부각될 것이란 예상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중심의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현행법상 삼성전자 지분을 20%까지 확보해야 하는데, 현 주가로 약 46조원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중 규모가 가장 큰 삼성바이오로직스 약 15조원을 매각해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자회사 보유지분 요건이 30%로 강화될 경우 현실성이 더 떨어질 것으로 봤다. 여기에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소유가 금지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을 매각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때문에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부문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은 연구원은 "금산분리 문제의 핵심은 삼성생명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보유 현금 등을 활용해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1.7% 이상을 매입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6월 말 현재 삼성생명삼성물산은 각각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을 7.92%와 4.65% 보유하고 있다. 1.7%의 삼성전자 지분 매매가 일어나면 삼성물산이 6.35%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된다. 이 경우 삼성생명의 지분은 6.22%로 준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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