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영국 '체커스 계획'에 냉담한 반응…10월 시한 제시
메이 영국 총리 "'노 딜'도 대비"…EU 압박

브렉시트(Brexit) 협상 교착상태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별다른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당초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 등과 관련해 영국과 EU 간 협상팀이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자, 각국 지도자들이 모이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결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EU 측은 단일시장을 저해할 수 있는 영국의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영국 역시 '노 딜'(no deal) 브렉시트도 감수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비공식 EU 정상회의 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이른바 '체커스 계획'이 협상에서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체커스 계획'이 EU 단일시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EU 탈퇴 후에도 EU와 같은 상품 규제 체제를 유지한다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인 '체커스 계획'은 EU 내 브렉시트 협상 강경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27개 회원국 정상과 메이 총리의 대화 분위기는 이전보다 좋았지만 교역과 아일랜드 국경 문제에서 여전히 양측이 큰 견해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아직 협상할 준비가 안 된 몇 가지 이슈가 있었다"며 "단일시장이나 자유로운 이동 등과 관련해 우리는 체커스 계획에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또 "아일랜드 국경 문제 역시 시각차가 큰 문제로 남아 있다"며 "분위기는 2∼3주 전보다 좋았지만 아일랜드 국경 문제는 좋은 의도로 이 문제에 접근한다는 것 이상의 다른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고 영국을 압박했다.

그는 10월 18일 EU 정상회의에서 협상 준비가 되기를 바란다며 10월까지 충분히 진척이 이뤄져야 11월에도 긴급 EU 정상회의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에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들은 유럽 없이 살 수 있다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브렉시트로 인해) 많은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모두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의 브렉시트 계획에 대해 "메이 총리가 아주 용감하고 좋은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여기 모인 정상들이 모두 동의했지만 영국의 제안은 현재 상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그렇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11월 EU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미래 무역관계 등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EU는 단일시장과 관련해서는 타협하지 않고 단결할 것"이라며 "누구도 단일시장의 일부분이 아니고서는 단일시장에 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EU 측의 공세에 대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메이 총리는 자신의 '체커스 계획'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에서의 '하드 보더'를 피하기 위해 제시된 "유일하게 받아들일 만한 안"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투스크 상임의장의 지적과 관련해 "물론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나는 그러한 우려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EU 측이 아일랜드 국경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한 '안전장치'(backstop)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최악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 딜' 브렉시트 상황에도 영국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다만 "여전히 해결돼야 할 일이 많다"면서 영국이 조만간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이날 가진 메이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메이 총리가 아일랜드 국경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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