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대기매물 부담 해소
삼성화재·전기 '투자 실탄' 마련
삼성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한 삼성물산(108,5001,000 -0.91%)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에서 물량 전부가 최고가에 매각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블록딜이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한 삼성화재(281,5009,500 3.49%)와 삼성전기(103,5002,500 2.48%), 그리고 삼성물산 모두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쏟아졌다.

삼성화재삼성전기는 대량의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삼성물산 주가 하락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을 없앴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주가를 짓눌러온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부담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삼성전기삼성물산 보유지분 3.98%(762만 주)를 전량 주당 12만2000원에 매각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블록딜을 할 때 기관투자가들에 제시한 할인율 5.1%(12만2000원)~8.2%(11만8000원) 가운데 가장 낮은 할인율이 적용됐다. 할인율이 낮을수록 매각회사가 확보하는 현금이 많아져 성공한 거래로 평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의 투자메리트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가장 낮은 할인율에도 물량이 모두 소화됐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매각주관사를 맡았다. 이번 거래로 삼성전기삼성화재는 각각 6100억원과 3193억원을 확보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이번 블록딜로 삼성물산 주가 변동에 따른 감액손실 위험을 해소해 실적 안정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분기 삼성물산 감액손실(세전 240억원 규모) 등으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이번 블록딜로 ‘투자 실탄’을 두둑이 마련했다. 삼성전기는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중국 톈진에 전장용 MLCC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주식 처분금액이 MLCC 투자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효/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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