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와인 이야기
(2) 추석 음식에 어울리는 스토리 와인

중심 요리에 초점 맞추고
기름진 입안을 달래줘야

삼색 나물과 비빔밥엔
'토마레스카 샤르도네'

‘한가위’가 목전이다. 한가위엔 각종 전과 갈비찜, 산적, 송편, 한과 등 다양한 명절 음식들이 빠질 수 없다. 칼로리가 높고, 기름지고, 양념이 강한 명절 음식들은 다른 나물 반찬들과 함께 상에 올라온다. 명절 음식을 와인과 매칭하기 쉽지 않다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몇 가지 팁만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와인과의 궁합을 맞출 수 있다. 첫째, 상 위에 올라오는 음식 중 중심이 되는 요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둘째, 기름진 입안을 달래주는 와인을 찾으면 좋다. 김치로 입안의 느끼함을 달래고 식욕을 돋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셋째, 서양식 코스 요리를 염두에 두고 응용하면 좋다. 한 상에 올라온 각각의 명절 요리와 어울릴 만한 와인을 여러 개 준비해 골라 마시는 것이다.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 레드,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 와인을 준비하면 좋다. 넷째, 이도 저도 귀찮으면 웬만한 음식엔 두루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을 준비하면 된다. 자, 그럼 추석 요리와 와인의 매칭을 시작해 보자.

◆소고기 산적&무통카데 레드

부드러운 고기에 양념을 재워 구운 산적엔 타닌감이 강한 카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스로 한 와인보다는 부드러운 타닌과 풍부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는 메를로(Merlot) 품종이 주 베이스로 된 와인이 제격이다. 명절 제사 음식으로 빠지지 않는 산적은 양념장에 미리 고기를 재워두면 한결 부드럽고 오래 먹을 수 있다.

여기에 고기의 육질을 한층 더 부드럽게 하고, 풍미를 더 높여주는 ‘무통카데 레드(Mouton Cadet Red)’가 곁들여진다면 검붉은 과일 향과 스파이시한 향의 매력이 더해져 명절에 어울리는 근사한 한 상 차림이 된다. 프랑스 최초의 브랜드 와인으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샤토 무통로칠드를 만드는 회사가 생산한다.

◆송편·한과&빌라 엠

고소한 깨와 달콤한 꿀이 들어간 송편과 한과는 추석에 즐겨 먹는 후식이자 간식이다. 이런 음식은 달콤한 와인과 함께 즐기면 더욱 좋다. 식혜를 송편이나 한과와 같이 먹는 원리다.
이와 어울리는 와인으로는 적절한 단맛에 식혜가 주지 못하는 산미까지 있는 ‘빌라 엠(Villa M)’을 추천한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방에서 생산되는 향기로운 품종인 모스카토로 빚은 와인으로, 열대과일 향과 꿀 향, 톡톡 터지는 상큼한 거품이 입안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 빌라 엠은 국내에 모스카토 열풍을 몰고 온 원조 모스카토 와인이다.

◆갈비찜&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명절 대표 음식은 누가 뭐래도 갈비찜이다. 진한 양념과 입안을 가득 채우는 육질의 갈비는 스파이시하면서도 진한 레드 와인인 ‘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Kendall Jackson Vintners Reserve) 카베르네 소비뇽’과 잘 어울린다.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면서 기름진 고기가 주는 느끼함을 없애주는 이 와인은 신대륙 와인답게 부드러우면서 풍부한 타닌을 갖고 있다. 블랙 체리, 카시스 등 검은 과실 향이 강하게 느껴져 육류의 풍미를 살려주고 진한 양념과도 조화를 이룬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좋아했고, 레이디 가가가 무대에 오르기 전에 마신다는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삼색 나물&토마레스카 샤르도네

삼색나물(도라지, 시금치, 고사리)과 이 나물을 이용한 비빔밥은 화이트 와인인 ‘토마레스카 샤르도네(Tomaresca Chardonnay)’가 잘 어울린다. 향기로우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며 균형 잡힌 산도와 섬세한 꽃 향 및 과일 향이 지속적으로 퍼지는 와인이다. 비빔밥의 매운 맛을 달래주고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버무려진 나물 특유의 풋내를 과일 향과 꽃 향으로 감싸줘 평소 나물을 먹었을 때와는 또 다른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와인은 세계 최장수 와인 기업인 이탈리아의 안티노리가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지방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와인은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과 함께 즐기면 더욱 좋은 술이다. 음식이 곁들여지면 와인의 풍미가 배가 된다. 와인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망설이지 말고 집 근처 편의점으로 달려가 보자.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와인이 진열돼 있다. 한가위를 기다리며 조금씩 차오르는 보름달처럼 이번 한가위 명절엔 식탁에서 와인 한잔 기울이며 가족 친지간 정이 가득 차오르길 소망해 본다.

이지혜 < 와인나라 아카데미 교육M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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