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1일(한국 시간) 'UFC 파이트 나이트 139' 메인 이벤트에서 페더급 세계랭킹 3위 에드가와 맞대결을 펼치는 정찬성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4TP 피트니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경기에 임하는 각오 및 방송 출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며 전보다 무거워진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백했다. 이 자리에서 만난 '파이터 정찬성'의 세 가지 역할을 짚어봤다.

▲역할 1 - 한국을 대표하는 UFC 파이터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대표하는 UFC 파이터인 정찬성은 지난 2011년 미국에서 UFC에 데뷔했다. 이후 총 14승을 기록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고 지난 2월 복귀전에서는 데니스 버뮤데즈를 1라운드 KO승으로 꺾었다. 이후 리카르도 라마스와 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훈련 중 무릎 부상을 입어 약 1년 동안 재활치료에 전념했다.

이 날 미디어데이에서는 정찬성의 경기감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대해 정찬성은 "경기를 오래 뛰지 않았다고 해서 감각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군대 제대 이후 그렇게 경기를 뛰어봐서 그런 부분에 대한 경험은 이미 있다. 이제 내가 데뷔한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감각 저하나 공백같은 것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단계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물론 방심하지는 않는다. 경기에 집중해 천천히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몸 관리에 대한 질문에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정찬성은 "하루에 6시간씩 운동한다. 세 타임씩 나눠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 오전에는 워밍업을 하고 오후에는 스파링, 저녁에는 보강 운동 등 타임마다 다르게 훈련 스케쥴을 짜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컨디션이 정말 좋다. 계속 이 상태를 유지해 덴버까지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역할 2 - UFC와 후배 위해 방송 출연도 불사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정찬성은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방송이라는 게 쉽지 않더라. 라디오스타 녹화 초반에는 얼어붙어서 아무 말도 못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경기 10번 치르는 것보다 예능 프로그램 1번 나가는 게 효과가 컸다. 모르는 아주머니들도 먼저 나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해주셨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소속사를 옮기고 나서 방송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의 목표를 듣고 난 이후에는 운동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국에서 계속 UFC 선수로 활동하고 스폰서를 받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의 방침대로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찬성의 이러한 다짐에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과 연관이 깊다. 그는 "요즘 UFC 인기도 많이 늘어났다. 그래서 전에 비해 UFC 선수들이 많아졌지만 대회에 나가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몇 명 되지 않는다.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UFC를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내가 잘해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이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후배 선수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

▲역할 3 - 한 여자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아버지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경기에 임하는 선수 본인의 마음 가짐이다. 그는 20대와 30대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주저없이 가족을 꼽았다.

정찬성은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 이번 경기를 이기면 타이틀전에 도전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예전에 비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20대 때는 나를 위해 싸웠지만 30대 들어선 이후에는 가족을 위해 싸우고 있다. 신체적인 능력은 예전에 비해 조금 떨어졌을 수 있지만 노련미나 경험이 쌓였다. 여전히 괜찮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가족에 대한 정찬성의 사랑은 같은 격투기 선수인 김동현 선수의 결혼 축하를 언급하는 과정에서도 나왔다. 정찬성은 오는 29일 결혼을 앞둔 김동현에게 "결혼을 축하한다. 결혼하면 선수생활에 도움이 된다. 마음에 안정감도 생기고 아기도 생기고 너무 좋다. 동현이 형이 결혼해서 기쁘다. 다행히 동현이형이 청첩장을 보내줬다. 꼭 참석하겠다"며 결혼 예찬론을 펼쳤다.

가족을 이토록 아끼는 정찬성은 2012년 UFC에 데뷔한 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UFC 타이틀전을 경험했다. 2013년 8월 당시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와 맞대결을 펼쳤다. 아쉽게도 경기 도중 어깨가 탈골되며 패배를 맛봤다.

사진=연합뉴스

병역 의무로 인해 한동안 옥타곤을 떠났던 정찬성은 지난해 2월 데니스 버뮤데즈에 1라운드 TKO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무릎부상으로 또 한동안 공백기가 있었지만 재도전에 나선다.

에드가는 현재 페더급 랭킹 3위에 올라 있는 강호다. 만약 정찬성이 에드가를 꺾는다면 브라이언 오르테가, 조제 알도 등이 버티고 있는 컨텐더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UFC 파이트 나이트 139' 메인 이벤트는 오는 11월 11일(한국 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펩시 센터에서 열린다. 1년 9개월 만에 컴백한 그가 세 가지 역할을 훌륭히 해내기 위해서는 이 경기에서의 승리가 절실하다.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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