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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42,550500 -1.16%)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며 민간 대북경제외교 데뷔전을 치른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향후 북한과의 사업적 인연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오전 7시 이 부회장, 구 회장를 비롯한 최태원 SK 회장, 손경식 CJ 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 등 방북 경제인들은 특별수행단의 집결장소인 서울 종로구 경북궁 동편주차장에서 버스에 몸을 싣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출발, 공군 1호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국내 주요 경제계 인사들이 총망라된 만큼 우리 기업의 대북 사업에 물꼬가 트이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방북에서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의 행보는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 재판 중임에도 불구하고 방북을 결정했고, 구 회장은 지난 6월 총수 취임 이후 첫 대외행사가 방북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평양 방문이 첫 방북이다. 지난 2000년과 2007년에는 당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윤종용 부회장이 북한 땅을 밟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사업적으로 북한과 크게 연결된 적이 없었다. 협력 사례가 있었지만 깊진 않았다. 1999∼2010년 국내에서 생산한 브라운관 TV·전화기·라디오 등의 부품을 평양에서 위탁가공 생산했던 게 전부다.
그러나 그룹 계열사로 시야를 넓히면 건설·조선·상사·바이오·광고 등 검토해볼 만한 대북사업 수가 늘어난다. 재계가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CNN도 이날 이 부회장의 방북을 조명하면서 "남북한 경제가 연결되고, 한국이 아시아 대륙과 연결될 수 있는 육로가 생기고, 수익성이 높은 무역과 인프라가 개방될 수 있는 계획들을 문재인 정권이 제시했다"며 "이런 계획은 결국 삼성과 다른 재벌들에도 (사업적)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 회장 역시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북한 방문이 처음이다. LG그룹의 경우 2000년과 2007년에는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이 평양 땅을 밟았다. 구 회장의 이번 방북길은 그룹 총수의 세 번째 방북이다.

구 회장의 방북은 사실상 회장 취임 이후 외교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가 이번 방북을 통해 그룹 총수로서 행보를 본격화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부회장과 구 회장을 비롯한 우리 측 주요 경제인들은 이번 북한 방문에서 북한의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와 따로 면담을 갖는다. 미국이 대북제재를 거론하며 잇단 경고를 보낸 상황에서 본격적인 남북경협을 논의할 순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남북경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 내 대북사업을 진행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죄로 형사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북사업을 펼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 부회장의 방북을 사업적 측면보다는 국내 1위 대기업으로서의 당위성 측면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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