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익 티몬 대표 인터뷰

동대문 등 중소패션업체에
라이브 판매 방송 플랫폼 제공

알리바바처럼 미디어커머스로
모바일유통 생태계 구축
올 매출 40%↑ 5000억 전망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유한익 티몬 대표.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이 ‘한국판 왕훙’ 육성에 나선다. 티몬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시작한 판매 방송에 서울 동대문, 가로수길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소 패션 업체를 대거 끌어들일 계획이다.

왕훙은 중국 내 인터넷에서 1인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며 영향력을 키운 사람들로, ‘왕뤄훙런(網絡紅人)’의 줄임말이다. 중국 알리바바가 왕훙을 하나로 모은 것처럼, 티몬도 모바일에서 인플루언서와 잠재력 있는 신진 판매업자들에게 판을 깔아주겠다는 것이다.

◆미디어 커머스로 승부

유한익 티몬 대표(34)는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알리바바에선 왕훙이 자기 방송을 하면서 제품 판매도 함께하는 플랫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티몬도 알리바바 같은 소비자 간(C2C)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동대문, 가로수길 등에서 옷가게를 하는 사람이 티몬 라이브 방송에 나와 자기 상품을 직접 판매하게 할 것”이란 설명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 출신인 유 대표는 티몬, 위메프와 함께 ‘소셜 커머스 3인방’으로 불리는 쿠팡 창업 멤버다. 2012년 티몬에 합류해 경영전략실장, 핵심사업추진단장, 최고사업책임자 등을 거쳤다. 티몬의 최대주주(지분율 약 80%)인 사모펀드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7월 유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유 대표가 추진 중인 ‘C2C 라이브’는 티몬이 작년 9월 시작한 ‘티비온’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그는 대표가 된 뒤 미디어 커머스를 미래 사업분야로 정하고, TV 홈쇼핑처럼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방송 채널 대신 티몬의 모바일 앱을 활용했다. 티몬의 기존 주 소비자인 20~30대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도는 기대 이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유 대표는 “지난달 월 주문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다음 도전 과제는 C2C 라이브 사업이다. ‘오후 6시 이전까지는 기존처럼 쇼호스트가 방송을 진행한다. 그 이후엔 소셜 미디어 스타 블로거나 유튜버가 자기 방송을 한다’는 게 유 대표가 구상 중인 핵심 콘셉트다.
그는 “발견형 쇼핑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발견형 쇼핑은 소비자가 너무 좋은 조건 때문에 우연히 구매하는 걸 말한다. 티몬은 이 분야에 특히 강점이 있다. ‘몬스터딜’은 파격적인 가격만 모아 놓은 코너다. 유 대표는 “채널을 돌리다 눈길이 가면 굳이 필요가 없는데도 구매하는데 몬스터딜은 TV홈쇼핑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통 대기업과 협업도 검토

티몬은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장보기 쇼핑’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유 대표는 “슈퍼마트 월 판매액이 300억원을 넘었다”며 “별다른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이 정도 실적을 거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티몬은 2015년 6월 ‘티몬 슈퍼마트’를 시작했다. 3년 만에 누적 구매고객 수 3000만 명을 넘었다. 올 상반기 슈퍼마트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0%대에 이른다.

유 대표는 “발견형 쇼핑을 위해 티몬을 방문한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티몬에서 나이키 신발을 ‘득템’하고, 이마트몰에서 장을 봤던 소비자들이 티몬 안에서 모두 구매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G마켓, 11번가 같은 ‘오픈마켓’ 사업도 추진 중이다. 슈퍼마트처럼 발견형 쇼핑 구매자가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무신사, 지그재그 등 독립 온라인몰 모델을 적용할 방침이다. 티몬의 판매 데이터를 소상공인에게 공개해 이들이 판매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다.

오프라인 매장 티몬팩토리도 확장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협업한다면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매장을 늘리는 게 가능하다는 게 유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미디어 커머스, 슈퍼마트, 오픈마켓 등 채널별로 안정된다면 내년에 적자 규모를 확 줄이고 2020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티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늘어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 3572억원, 영업손실 1418억원을 기록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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