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포괄 지원 체계' 갖춘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

7년새 총운용자산 5배 이상 키워
'초기스타트업' 전용펀드 신규 조성

"스타트업, 직접 해외 나가 경쟁해야
VC도 국내에 안주해선 한계 맞아"

“스마일게이트에 인수된 2011년만 해도 총운용자산이 1500억원 정도였는데 이젠 8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외형을 어느 정도 키운 만큼 ‘우리만의 색깔’을 담은 벤처 투자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벤처캐피털(VC)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를 이끄는 남기문 대표(53·사진)는 경기 판교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2000년대와 비교하면 한국 창업 생태계가 몰라보게 발전했고 해외를 무대로 뛰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부쩍 늘었다”며 “투자회사도 차별화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된 MVP창업투자를 2011년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가 사들여 이름을 바꾼 회사다. MVP창투에서 투자받은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로 대성공을 거둔 이후 옛 투자사를 인수한 독특한 사례다. 남 대표는 MVP창투 설립멤버로 2007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스마일게이트 등 200여 개 기업을 발굴했다. 최근 ‘테슬라 상장 1호’ 카페24에 일찌감치 투자해 수백억원을 회수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40억원 규모의 초기 스타트업 전용 펀드 ‘오렌지펀드’를 조성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 ‘오렌지팜’을 졸업한 초기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남 대표는 “기존의 엔젤투자와 시리즈(series) 투자를 포함해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단계의 투자를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남 대표는 올 들어 내부 조직에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선 투자심사역들이 투자한 기업에 파견근무를 하고, 여러 팀으로 뭉쳐 성공·실패사례도 공유하도록 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VC의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다. 남 대표는 “심사역의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구성원 전반의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VC업계의 일반적인 산업분석 틀을 벗어나 고령화, 반려동물, 블록체인 등을 주제로 한 ‘테마투자’도 본격화한다. 선진기업이 많은 미국과 베트남 인도 태국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를 점차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남 대표는 “과거 벤처들은 대기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에 편입되면 일단 성공이었지만 소프트웨어·바이오 중심인 요즘 스타트업은 직접 해외로 나가 경쟁해야 한다”며 “스타트업도 투자회사도 국내에 안주해선 한계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년 가까이 VC업계에 몸담은 남 대표에게 ‘어떤 스타트업이 성공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첫째는 운(運), 둘째는 현장감각”이라고 했다. “프레젠테이션을 아무리 잘해도 밤새 책상에서 만든 멋진 그림은 매력이 없어요. 현장을 뛰면서 실제 수요를 파악하고, 어떻게 뚫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 디테일이 빠지면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쉽더라고요.”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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