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힘 빌려 진화

강력한 프로세스 능력 바탕
AI·머신러닝 등 SW 적용

선명도·배경 흐리기 등
DSLR급 화질 '맹추격'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지난 12일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필 실러 애플 마케팅 수석부사장이 아이폰ⅩS에 탑재된 카메라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폰 카메라가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려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쉽게 사진을 찍고 수정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2007년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빠른 속도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잠식했다. 그럼에도 화질 측면에선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미러리스 카메라 같은 고급형은 물론 콤팩트 카메라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업체들이 선보인 카메라는 화질 측면에서도 기존 디지털카메라를 급속히 따라잡은 모습이다. 강력한 프로세서와 이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카메라업체들은 콤팩트 카메라 시장을 포기하고 고급화로 전략을 바꿨다.

◆SW로 화질 올리고 배경 흐려

애플이 지난 12일 선보인 아이폰ⅩS 시리즈에는 ‘스마트HDR’이란 기능이 적용됐다.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은 사진을 찍을 때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기준으로 각각 사진을 찍은 뒤 합성하는 기술이다. 밝은 부분은 어둡게 하고 어두운 부분은 밝게 해 사진의 계조(dynamic range)를 넓혀준다. 스마트HDR은 4장 이상을 촬영해 사진 품질을 높였다. 애플이 새로 제작한 모바일용 프로세서 A12바이오닉과 이미지신호프로세서(ISP)에 힘입어 실시간 연산이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업체들은 인물사진 모드도 강화했다. 최근 후면에 두 개 이상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가 늘어나면서 이를 활용한 배경 흐리기(아웃포커스) 기능이 일반화됐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큰 DSLR·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지만 센서 크기가 DSLR 카메라의 수십분의 1 수준인 스마트폰 카메라에선 인위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듀얼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에선 화각이 다른 렌즈로 피사체의 거리를 계산한 뒤 배경을 흐리게 하는 방식을 쓴다.
애플은 아이폰ⅩS 시리즈에서 사진을 찍은 뒤 배경의 심도를 추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아이폰ⅩS 시리즈를 발표한 필 실러 애플 부사장은 이 같은 기능을 소개한 뒤 “사진의 새로운 시대”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폰 픽셀2에서 하나의 렌즈로 DSLR 카메라 못지않은 배경 흐림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경(가까운 거리)부터 원경(먼 거리)까지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뒤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전경과 원경을 분리해주는 방식이다.

◆AI 활용한 편의기능도 잇따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편의기능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제품 갤럭시노트9에는 인텔리전트 카메라 기능이 적용됐다. LG전자가 G7 씽큐(ThinQ) 등에서 선보인 AI 카메라와 비슷한 기능이다.

AI가 카메라 렌즈에 포착된 피사체의 종류를 파악해 가장 알맞은 화이트밸런스와 콘트라스트(명도 대비)를 제시한다. 꽃을 찍는다면 더 화사하게, 저조도 상황에선 카메라 감도(ISO)를 높여 더 밝게 하는 식이다.

갤럭시노트9과 G7 씽큐 카메라는 사진 속 사람이 눈을 감았을 때 촬영 직후 AI가 사용자에게 결함을 안내하는 기능도 갖췄다. 촬영 버튼을 누르기 전부터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있다가 촬영된 사진과 비교해 눈 크기가 작으면 알려주는 AI 소프트웨어를 적용했다. 카메라에 얼룩이 묻었거나 사진이 흔들렸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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