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도청, 정보 유출 우려
인도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의 인도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시장 참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앞서 미국 호주 일본 정부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이들 중국 기업의 자국 내 5G 이동통신 장비 입찰을 차단한 것과 같은 맥락의 조치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인도 통신부가 5G 네트워크 시범 테스트 파트너 기업 명단에서 화웨이와 ZTE를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5G 네트워크 시범 테스트는 5G를 상용화하기 전 통신장비업체가 일부 지역에 장비를 설치·운용해 네트워크 상태를 최종 점검하는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테스트에 참여하면 정부와 현지 통신회사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장비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루나 순다라라잔 인도 통신부 차관은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시스코와 인도 통신장비업체에 5G 시범 테스트를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테스트에 참여하지 못한 화웨이와 ZTE는 경쟁회사보다 불리한 입지에 놓이게 된다.
인도 통신업계는 “미국 호주 일본 등과 마찬가지로 보안 문제 때문에 중국 기업을 배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기업의 통신장비에 중국 정부가 무단 접근해 도청·정보유출을 하는 ‘백도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통신장비를 엿보는 ‘스누핑’을 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순다라라잔 차관은 화웨이와 ZTE를 배제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코노믹타임스는 “화웨이는 지난해 인도에서 1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7억~8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며 “이미 현지 공장에서 제품 조립을 중단하고 완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내년 초 5G 네트워크를 시연하고 2020년까지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인도 통신업계 매출은 지난해 250억달러에서 2025년 3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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