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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은 재판이고 일은 일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북단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명단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정부가 추진중인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이 부회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방북단 명단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이번 발표에서 귀추가 주목된 부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재판이 아직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에서 열린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 신공장인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 부회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삼성그룹 사업장을 찾고, 이 부회장과 만났다. 당시 정부는 추진중인 '신남방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기업의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경기 평택시의 삼성전자 공장을 찾아 이 부회장을 만나는 일정을 두고 청와대는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 관계자가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하는 것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김 부총리가 방문하는 당일 삼성이 투자·고용확대 계획을 발표하면 마치 정부가 재벌의 팔을 비틀거나 구걸하는 것처럼 국민이 오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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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구걸' 논란이 일어난지 한달도 지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방북 명단에 이 부회장이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부회장 뿐만 아니라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주요 대기업을 명단에 넣었다. 국내 주요기업들을 한꺼번에 참석을 확정하면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4대 그룹이 함께 북한을 찾는 건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7년에 이어 두번째다. 최 회장은 당시에 방북한 바 있어 평양에 두 번째로 방문하게 됐다. 현대차와 LG의 경우 정몽구·구본무 회장이 방북했다. 삼성은 당시 오너 일가가 아닌 윤종용 부회장이 방북에 동참했다.

이번 명단에는 경제계의 다양한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 IT기업도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코레일 및 한국관광공사 등 남북협력사업 관련 기업대표도 함께 한다.

청와대측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신경제구상' 또한 앞당겨 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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