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훈의 家톡 (11) 전원주택 단지 '옥석 가리기' (2)

도량형 단위가 미터법으로 법제화된 지 꽤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일상에서는 평(坪)단위 개념이 익숙하다. 그래서 땅값도, 건축비도 평당 얼마라고 해야 감이 잡힌다. 이런 고정관념을 역으로 노리는 상술에 분양가의 함정이 있다. 원칙적으로 대지의 분양가는 완성된 땅값, 즉 이용 가능한 상태에서의 가격이 정답이다. 그래서 땅값은 이용가치로 매긴다. 땅값의 이용가치를 좌우하는 5대 요소는 용도, 입지,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 바닥면적 비율),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 연면적의 비율), 기반시설이다. 용적률이 100%인 주거지역 대지와 1000%인 상업지역 대지 가격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것은 그 땅 위에 올릴 수 있는 건축물의 높이가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원주택지는 대부분 2층 이하로 건축되기 때문에 용적률은 의미가 없다. 1필지 규모가 330㎡(약 100평) 내외인 전원주택지에 땅 면적만큼(100%) 건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원주택 대부분은 허용 용적률 이하로 건축된다. 주택지라는 용도는 거의 같다.

대부분의 수요자가 간과하는 것이 건폐율이다. 건폐율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 바닥면적의 비율을 뜻한다. 전원주택지의 90%는 용도분류상 관리지역 임야 또는 도시지역 자연녹지를 개발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도시개발사업(택지개발지구) 택지 공급이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아직 일반화되지는 않았다. 일반적인 가격으로 따지면 도시개발사업 택지, 도시지역 자연녹지, 관리지역 전답·임야의 순서로 가격이 내려간다. 값이 싸질수록 도시적 편의시설이 멀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부동산에 문외한인 일반 수요자도 여기까지는 감안해서 판단한다. 그런데 전원주택에서 건폐율과 땅 가치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도시개발사업 택지, 도시지역 자연녹지, 관리지역 임야의 건폐율은 각각 50%, 20%, 40%로 차이가 있다. 똑같이 330㎡의 대지를 분양받았다고 할 때 땅의 가치는 어떻게 달라질까. 도시개발사업 택지의 이용가치를 100으로 보았을 때 건폐율 기준으로 보면 자연녹지는 40%, 관리지역 임야를 개발한 대지는 80%의 이용가치가 있다. 바닥면적 30평의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서 필요한 땅은 도시개발사업 택지는 60평, 자연녹지는 150평, 관리지역 임야는 75평이다. 단위면적당 지을 수 있는 집의 크기가 이용가치를 좌우한다. 분양가가 3.3㎡(평)당 100만원인 자연녹지 대지는 건축면적 기준으로 볼 때 250만원에 분양하는 도시개발사업 택지와 이용가치가 같다는 얘기다. 물론 자연녹지가 넓은 마당을 확보한다는 부수적인 이점은 있지만 원하는 면적의 집을 짓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넓은 땅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광훈 < 드림사이트코리아 대표 >

전문은 ☞ m.blog.naver.com/nong-up/221351597615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