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장르와 연출로 마니아층 잡는다

KBS 단막극 시리즈 '드라마스페셜'에 출연하는 배우 오동민(왼쪽부터), 박성훈, 고준, 박세완, 고보결, 윤박, 정건주. KBS 제공

14일 밤 방송된 KBS2 단막극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는 수능 출제본부에서 첫사랑 나필승(박성훈 분)과 전 남편 최진상(오동민 분)을 만나게 된 출제위원 수학교사 도도혜(전소민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세 인물의 유쾌한 로맨스가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높은 제작 비용에 비해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드라마 시장에서 밀려났던 단막극이 독특한 소재와 과감한 연출로 호평받으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지상파 KBS와 종합편성채널 JTBC, 케이블 채널 tvN이 올가을 잇따라 새 단막극을 내놓는다. 장르, 연출, 전략 등을 다양화해 마니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KBS는 ‘나의 흑역사 오답노트’를 시작으로 단막극 시리즈인 ‘드라마스페셜’을 10주간 매주 금요일 방송한다. 로맨틱 코미디, 멜로, 오피스, 판타지 수사극, 심리 스릴러, 청춘 스포츠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10개 작품을 선보인다.

배우 캐스팅에도 무게를 뒀다. KBS2 주말극 ‘같이 살래요’로 얼굴을 알린 신예 박세완부터 최강희, 김무열, 전소민, 고보결, 윤박 등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재기발랄한 대본과 젊은 연출, 과감한 시도가 장점인 단막극의 매력 덕분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김무열, 고보결이 출연하는 심리 스릴러 ‘잊혀진 계절’, 동명의 웹툰 원작을 토대로 만들었고 윤박이 주연을 맡은 ‘참치와 돌고래’, 최강희와 박세완이 출연하는 ‘너무 한 낮의 연애’ 등이 차례로 방송된다.
JTBC는 웹드라마로 먼저 반응을 분석하고 편성하며 활로를 찾은 경우다. 지난해 처음 시도한 단막극 프로젝트 ‘드라마 페스타’가 성공하자 올해는 곧바로 정규 편성에 들어갔다. 오는 17일부터 2부작 드라마 ‘탁구공’과 ‘행복의 진수’ 등 두 편을 방송한다. 지난해 JTBC 드라마하우스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가들과 젊은 감독들이 의기투합해 삶과 사랑, 행복 등을 주제로 생생한 현실을 담은 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탁구공’에서 노숙자 김득환 역을 맡은 배우 유재명은 “단막극은 짧은 시간 안에 인물들의 이야기를 압축하고 분명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연출자가 담고 싶은 걸 과감하게 할 수 있고 배우들도 자유롭게 연기해서 좋다”며 애정을 보였다.

오는 12월 ‘드라마 스테이지’를 통해 10편의 단막극을 내보낼 tvN은 영화감독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한다. 편성된 작품 중 절반이 영화감독들의 연출작이다. 드라마와 영화의 각 특성을 살려 새롭고 참신한 결과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인공지능, 보이스피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같은 사회적인 이슈와 블랙코미디 등 소재도 다양하다.

우빈 한경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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