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부동산 대책 이후…주식시장 영향은

KB·신한·하나금융·우리銀
주택담보대출 감소 전망에 약세

"중소형 건설株는 투자 신중해야
소비위축 우려…내수주에 악재"
정부의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집을 한 채 이상 가진 사람의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차단, 수도권에 30만 가구 공급 확대 등이다. 증권업계는 은행주 실적은 둔화될 것으로 본 반면 건설주는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줄어 은행들 실적에는 제동이 걸리지만, 건설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분양 관련 규제는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 제한에 은행주 하락세

KB금융(47,300500 1.07%)은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00원(2.11%) 내린 5만1100원에 마감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차단돼 대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하나금융지주(37,150150 0.41%)와 신한지주(39,9500 0.00%)도 각각 1.60%, 1.04% 떨어졌고, 우리은행(15,60050 0.32%)은 1.21%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40% 올랐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지만, 시장에서는 부동산 대책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권 대출 중 증가율이 높은 개인사업자대출에서 부동산과 임대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 실적이 둔화돼 중장기적으로 성장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그간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던 가계소득의 상당 분이 막히면, 최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자의 위험 회피 성향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 예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이 하락해 은행 마진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주 영향 작아”… 중소형사는 조심

건설주는 이날 혼조세를 보였다. GS건설(47,4003,050 6.88%)과 현대건설(57,7001,700 3.04%)은 장중 상승과 하락 반전을 거듭하다 각각 0.19%, 0.15% 오르며 마감했다. NH투자증권 등이 주택공급 계획의 수혜주로 꼽은 HDC현대산업개발(40,800600 1.49%)은 3.49% 상승했다. 반면 국내 주택 건설사업을 하는 상지카일룸(2,24085 -3.66%)과 서희건설은 각각 1.57%, 0.31% 하락했고 계룡건설도 0.77%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건설 업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실적에는 ‘분양가 상한제’ 등 분양 관련 정책이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엔 관련 내용이 없다”며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은 건설주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거래가 줄어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지만,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회복 기대로 주가가 상승세고 남북한 경제협력 관련 기대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대형 건설사와 중소형 건설사를 구분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도권과 달리 일부 지방은 미분양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방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형 건설사보다 수도권 사업 비중이 큰 대형 건설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금 늘면 소비 감소”… 내수주에 악재

종부세 인상에 따라 내수주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17개월 만에 최저였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대책으로 ‘똘똘한 한 채’인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도 세금을 더 내게 됐다”며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이들의 자산 효과가 줄면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이 나온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