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대북투자 낙관론

"향후 10~20년 한국어가
중국어보다 '핫'한 언어될 것
北 비핵화 협상 전망 밝아
한국 '통일 비용' 걱정 없어"
“이제 한국으로 이사 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중순 싱가포르 고급 주택가인 ‘세답가(街)’ 자택에서 만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은 기자와 인사하면서 대뜸 이런 말을 꺼냈다. 그는 중학생인 두 딸의 중국어와 중화권 문화 공부를 위해 2007년부터 싱가포르에 살고 있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 개방 후 한반도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인도를 제치고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리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최소 10~20년은 한국어가 중국어보다 더 ‘핫(hot)’한 언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 거물로 꼽히는 로저스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북한 투자는 대박”이라고 주장해왔다. 2015년엔 “모든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로저스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최악의 경기침체가 수년 안에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난 탓이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 개방으로 한국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하얀 도화지’와 다름없다”며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과 철도, 도로 등이 깔리고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엄청난 경제 붐이 일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변수는 북한의 비핵화다. 각국의 대북 투자도 북한 비핵화에 따른 국제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지만 로저스 회장은 “중국과 미국 모두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개방을 지지하고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그는 “통일을 통해 중국은 접경지를 개발하기를 원하고, 미국 역시 주한미군을 유지하기 위해 국방비로 쓰는 돈을 아낄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카드”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 후 상당 기간 경제적 부침을 겪었던 독일과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로저스 회장은 “통일 독일은 이웃인 헝가리나 체코, 러시아 등이 투자금을 댈 여유가 없었다”며 “하지만 한반도는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 주변국이 뭉칫돈을 싸들고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 비용’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싱가포르=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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