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구글 출신 콜린 황이 창업한
소셜 이커머스 업체 '판둬둬'
3년여만에 사용자가 3억명
年 거래 40조원·나스닥 상장

'친구 기반' 소셜커머스 쇼핑
데이터 통한 개인화된 재미
미들맨 제거한 'C2M' 모델
유통 新트렌드 가치 일깨워

중국 시장의 이커머스 업체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알리바바와 징둥 닷컴이다. 특히 최근에는 ‘허마셴셩 구역’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알리바바의 허마셴셩이 온라인+오프라인+물류가 결합된 신유통을 통해 상하이, 선전, 베이징 등의 대도시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런 알리바바와 징둥의 싸움 속에서 대도시가 아니라 3선 이하 도시(인구 300만~500만 명 미만)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커머스 업체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판둬둬(多多)라는 업체다. 여기서 은 ‘모으다’, 多多는 ‘더 많이’라는 뜻으로 ‘가족·친구·지인을 많이 모아 공동구매하자’는 뜻의 소셜 이커머스 업체다. 2015년 구글 출신 콜린 황이 창업해 9월에 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짧은 시간에 사용자 3억 명, 100만 상점 입점을 돌파했다. 연간 거래액이 40조원 이상으로, 지난 7월27일 나스닥에 27조원 밸류로 상장했다. 기본적으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위챗을 통해 친구와 함께 공동구매하면 가격이 내려가는 방식이다.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을 몇 가지로 요약해 보면 첫째는 친구와의 공동구매다. 단순 공동구매가 아니고 친구 추천에 의한 공동구매다 보니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재미’다. 처음부터 시간이 많은 3선 이하 도시의 주부나 노인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상품 검색창 자체는 작게 하단에 내려가 있고, 내게 큐레이션된 핫 아이템들을 계속 브라우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매우 중독성 있는 나만을 위한 큐레이션된 브라우징이다. 이런 재미있는 브라우징 덕분에 판둬둬의 ‘데일리 액티브 유즈’ 수는 5590만 명으로, 1위 알리바바의 1억7200만 명에는 못 미치지만 징둥닷컴의 3320만 명은 앞지르고 있다. 최근 신세계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만든 ‘삐에로 쇼핑’도 ‘일상 속 보물찾기’라는 일본 ‘돈키호테’ 매장의 재미라는 콘셉트를 가져와 성공한 예로, 쇼핑에서 재미라는 요소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재미를 위해 판둬둬는 전체 700명 정보기술(IT) 전문가 중 약 100명이 브라우징 알고리즘을 담당하고 있다.

세 번째는 가격이다. 원래 3선 이하 도시는 열악한 물류, 긴 배송 시간 등으로 가격이 1선 도시(인구 1000만 명 초과)와 2선 도시(인구 500만~1000만 명)보다 크게 비쌌으나 판둬둬는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고, 최적 배송 경로 및 수요예측 모델로 재고를 줄여 마켓 프라이스보다 20% 정도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핫한 아이템인 ‘블루문’ 손세정제의 경우 3선 이하 도시는 가격이 11위안이었으나, 판둬둬는 수요예측, 공장직구, 공동구매로 6위안까지 가격을 떨어뜨렸다.

물론 판둬둬에는 가격이 중요하다 보니 ‘짝퉁’이 판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그러나 판둬둬의 급격한 부상을 통해 유통의 몇 가지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루폰과 페이스북이 결합된, 그러나 단순한 소셜보다는 가까운 친구 기반의 소셜커머스의 가능성, 쇼핑에서 상품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화된 재미의 중요성, 그리고 수요예측 및 배송의 최적 경로를 통한 미들맨 제거와 ‘소비자에서 제조기업(C2M)’ 모델 부상 등의 가치를 읽을 수 있다.

전창록 < IGM( 세계경영연구원 )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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