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고수'
청와대는 12일 지난달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과 관련해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용 악화 원인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 실패’를 지목한 것과 대조적인 해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고용 지표에 적신호가 켜질 때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강화하라는 신호라고 해석해왔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고용·가계소득 지표는 소득주도성장의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이날 김 부총리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과 관련해 여당 및 청와대와 협의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소득주도성장과 관련된 담론에 대해서 굉장히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게 우리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저임금 속도조절에 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사과했다며 “큰 틀의 변화는 어렵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속도조절과 관련해 문 대통령께서 본인의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는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국민께 드렸다”며 “내년 최저임금안 결정에도 최저임금 속도 조절이 사실상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여권 인사들도 이날 ‘소득주도성장 사수’에 나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1년3~4개월 정도 운영했는데 여러 구조조정을 하는 기간이라 일자리 등에서 좋은 지표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수출 호조세에도 서민경제가 이를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은 경제와 산업 구조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성수영/박재원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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