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경제포럼 개막 맞춰
극동서 최대 군사훈련 돌입

中·러 전자상거래 공동 투자
美 페이스북·아마존 견제
지난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러시아 이동통신업체 메가폰 등과 손잡고 합작사인 ‘알리익스프레스 러시아’ 설립(사진) 계획을 발표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러시아 시베리아 극동지역에서 냉전시대 이후 최대 규모 군사훈련인 ‘보스토크(동방)’를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미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중·러 양국 간 지정학적 유대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 러 기업의 첫 합작투자

알리바바는 러시아 현지 전자상거래 시장에 합작사 형태로 진출한 첫 외국 기업이다. 알리바바는 합작사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러시아’의 지분 48%를 가지게 된다. 나머지 지분은 크렘린과 유착된 올리가르히(과두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가 대주주로 있는 메가폰이 24%, 러시아 인터넷 기업인 메일닷루(Mail.ru)가 15%,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가 13%를 나눠 갖는다. 계약은 내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메일닷루는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고 불리는 브콘탁테(VK)의 대주주다. VK의 월간 이용자는 9700만 명에 달한다. 메가폰 가입자는 8000만 명이다.

알리바바는 경쟁 업체들보다 먼저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그동안 갖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아마존은 러시아 진출을 노렸으나 미·러 간 정치적 갈등과 물류시스템 미비 등의 이유로 실패했다. 알리바바는 당초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와 합작 투자를 계획했으나 운영권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스베르방크는 알리바바 대신 러시아 최대 포털 얀덱스와 손잡고 합작사를 설립했다. 보리스 드브로데프 메일닷루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배한 현지 기업이 없다”며 “합작사가 설립되는 첫날부터 1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0억달러 합작 73건 추진

이번 합작사 설립은 “중국과 러시아 기술기업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알리바바와 VK는 각각 자국에서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미국 업체들을 대체하는 인터넷 서비스업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대표는 “현재 러시아와 중국 관계는 러·미 관계보다 훨씬 더 가깝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과 통상전쟁을 벌이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경제적 안정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중러투자펀드(RCIF) 관계자는 이날 동방경제포럼에서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총 1000억달러 규모의 합작투자 프로젝트 73건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중 46억달러 규모의 7개 프로젝트는 합의를 마치고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RCIF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RDIF와 중국투자공사(CIC)가 공동으로 설립한 펀드다. RCIF와 중국 과학기술투자그룹인 투스홀딩스는 모스크바 북부 ‘투시노기술파크’ 설립에 12억8000만달러, ‘중러혁신파크’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억달러 규모의 러중벤처펀드도 별도로 만들 예정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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