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대한민국 밥상을 바꾸다
(4) HMR시장의 뉴 플레이어

마켓컬리, HMR 전문 셰프 고용
밤 11시 이전 주문하면 새벽배송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출시
1년 만에 간편식 345만개 팔아

배달의민족은 기획력 승부
제철음식·명절 상차림 인기

Getty Images Bank

마켓컬리는 프리미엄 식재료 배송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밤 11시 이전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집에서 받는 ‘새벽배송’의 원조다. 가입자는 60만 명. 하루 1만 건 이상 주문이 쏟아진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7월부터 자체 가정간편식(HMR)을 만든다. 전문 셰프 6명을 고용해 ‘컬리 홈다이닝’을 출범시켰다. ‘퍼플라벨’과 ‘블랙라벨’로 불리는 이 제품들은 한식 갈비찜에서 일식 밀푀유 나베, 멕시칸 부리토볼까지 총 80여 종을 판다.

마켓컬리

HMR 시장에는 배송 경쟁력, 기획력, 쉬운 접근성 등을 내세운 ‘신흥 강자’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모바일 기반의 스타트업, 4만 개가 넘는 전국 편의점, 1만여 명의 방문판매 요원을 지닌 한국야쿠르트까지 이들에 속한다. 접근 방식은 기존 식품회사와 다르다. 튀는 아이디어, 프리미엄 전략,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했다.

◆아이디어 싸움+빠른 배송 ‘속도전’

음식배달 스타트업인 배달의민족은 신선식품 배송 전문이던 자회사 ‘배민프레시’를 지난해 ‘배민찬’으로 바꾸면서 HMR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집밥의 완성’ 시리즈가 대표적인 브랜드. 당일 낮 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직접 가져다준다.

배민찬

‘걸어다니는 편의점’으로 불리는 전국 1만여 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들도 HMR 시장에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HMR 전문 브랜드 잇츠온을 내놓고 국·탕·찌개는 물론 반찬과 각종 ‘밀키트(손질된 재료와 완성 소스가 들어있는 간편식)’ 배송을 시작했다. 잇츠온은 1년 만에 345만 개가 팔려나갔다.

HMR 시장의 신흥 강자들은 스토리텔링에 능하다. 한 메뉴에 어떤 재료가 쓰였고,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박재범 차장은 “국내 HMR 시장은 품질을 신뢰할 수 있는 냉장식품 중심으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20~30대들은 대형마트에 진열된 HMR을 사는 것보다 모바일, 온라인 등에서 각각의 스토리를 가진 믿을 수 있는 제품들을 배송받기 원한다”고 말했다.
기획력도 돋보인다. 계절이나 취향에 따라 ‘매운맛 고수를 위한 HMR기획전’, ‘찬바람 나는 지금 먹어야 할 제철음식’ 등을 내놓는다. 배민찬은 추석·설날 상차림 기획전 등을 지난해부터 선보였다. 1~2인용 맛보기 세트, 3~4인용 한상차림, 5~6인용 큰상차림 등을 고를 수 있다.

추석 전날 새벽에 예약 배송을 한다. 수요가 늘자 롯데슈퍼, 동원홈푸드, 신세계백화점 등 대기업도 명절 상차림 세트를 따라 내놨다.

◆편의점 HMR 고성장

편의점도 HMR 돌풍의 주연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각각 자체브랜드(PB)를 내놓고 경쟁하고 있다. 2013년 전후 3000원대의 ‘편의점 도시락’으로 경쟁을 벌였던 이들은 이제 1~2인 가구용 간편식을 두고 2차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인분 전용 HMR인 ‘소반’ 브랜드를 통해 김치찌개 등 14종을 출시했다. 수산물로 만들어 밥에 바로 얹어먹을 수 있는 장인 ‘밥통령’도 주력 상품이다. ‘꼬막장’ ‘연어장’ 등의 밥통령 제품은 출시 6개월 만에 400만 개가 팔렸다.

GS리테일은 유어스, 식객 등의 브랜드로 ‘기장미역국밥’ ‘오모리 김치고등어찜’ ‘펀치볼 시래기국밥’ 등을 내놓고 있다. 사내 식품연구소에서는 셰프와 식품연구원 등이 제품을 개발한다. 테스트키친에서 나오는 HMR 식품은 연간 200여 개. 매달 15개 이상의 신상품이 나온다. ‘집밥은 씨유 국밥시리즈’ ‘헤이루컵국’ 등으로 잘 알려진 CU는 최근 프리미엄 식재료를 사용한 ‘간장새우장’ ‘명란한오징어젓갈’ ‘계란찜’ ‘김치찜’ 등의 냉장 반찬류를 대거 내놨다.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편의점 HMR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일본 편의점 시장도 초기에는 바쁜 도심 직장인과 1인 가구를 겨냥했으나 장보기 어렵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고령인구의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김보라/안효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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