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한 발 물러서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현지시간) 베이징발 기사에서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무역 관련 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중국 부총리가 지난달 미국 기업들을 방문했을 때 "우리는 외국 기업에 대한 보복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명확하게 밝혔다는 겁니다. 실제 엑손모빌은 중국 남부에 100억달러 프로젝트를 추진중인데, 지난주 금요일 리커창 총리는 데런 우즈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미상공회의소 윌리엄 자릿 회장은 "중국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은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총리는 이번 주 JP모간 씨티 블랙스톤 등을 만나는데, 비슷한 멘트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에 대한 제재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중국은 2013년 미국이 중국산 기계류와 전자제품, 철강, 경공업 제품 등에 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WTO에서 승소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자, 제재를 승인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이 소식은 처음엔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일부에선 이를 중국의 후퇴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언제 WTO에 이런 보복에 대해 승인을 받고 보복한 적이 있었냐는 겁니다. WTO에 물어볼 경우 시간이 예상보다 더 많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사와 관측이 나오면서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미국 증시는 오름세로 마감했습니다.

또 터키 리라화와 러시아 루블화 등 하락을 거듭하던 신흥시장 통화도 소폭 가치를 회복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2000억달러 관세부과가 중국에 달려있다"며 일단 보류했습니다.

과연 중국이 꼬리를 내린 것인지, 11월 중간선거 전에 미국과 중국이 일부라도 무역 관련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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