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분야 전문가가 태부족해 글로벌 기업 간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다는 한경(9월11일자 A1, 4면) 보도다. 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 구글 아마존 바이두 등 국내외 IT기업들이 해외 학술대회까지 저인망식으로 훑으며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인재 확보전은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가 중국이다. 시진핑 주석은 ‘과학굴기’를 목표로 AI 인재 유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천하의 인재를 데려오라”며 ‘인재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첨단기술 가치사슬의 정점에 오르겠다는 야심으로 인해전술급 인재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다. AI 교수 500명, 학생 5000명을 5년 안에 키워내는 ‘AI 인재 국제 육성계획’도 최근 발표했다. 외국인 인재 유치에도 공을 들여 올해부터는 세계 일류대 박사에게는 5~10년 장기비자를 하루 만에 내주고 있다. 인재전쟁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는 양상이다. 싱가포르는 1년 전 ‘AI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홍콩도 ‘홍콩판 천인 계획’을 지난 5월 내놓았다. 일본 역시 정부 주도로 AI 인재 3만~4만 명을 육성하는 ‘AI인증제’ 도입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한국만 이런 흐름에서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쓴 AI 연구개발비는 2344억원에 그쳤다. 6조원의 중국은 물론이고, 민간이 주도하는 미국의 1조2000억원(2015년 기준)에도 한참 못 미친다. 그런 탓에 미국 AI 기술을 100으로 볼 때 한국은 78.1 수준이다. 유럽 88.1, 일본 88.0에 뒤지는 것은 물론이고, 81.9의 중국에도 추월당했다.

AI 인재가 없으면 ‘4차 산업혁명’은 물거품이다. 인재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외국 인재는 한국으로 오지 않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국가 차원의 AI 인재 전략을 재설계해야 할 이유다.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나온 ‘100만 디지털 인재 양병’ 제언도 검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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